KIA-롯데 '광주대첩' 3가지 관전 포인트는?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2-08-10 06:41



올시즌 상대전적 6승4패 롯데 우세. 하지만 이전까지의 상대전적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이제 3위 롯데와 4위 KIA의 승차는 0.5경기. 그야말로 '외나무 다리'에서 만난 두 팀이다. 이번 맞대결에서 무너지는 팀은 올시즌 상위권으로 치고나갈 기회를 잃을지도 모른다. 서로를 밟고 올라서야 한다. KIA와 롯데의 운명의 3연전이 10일부터 KIA의 홈, 광주구장에서 열린다.

상승세의 두 팀이 정면충돌한다.

최근 들어 가장 뜨거운 팀은 누가 뭐라 해도 KIA다. 넥센과의 주중 3연전을 모두 쓸어담으며 5연승 신바람을 달렸다. 마운드가 훌륭했다. 5연승을 달리는 동안 총 실점이 10점에 그친다. 특히 넥센과의 마지막 2경기를 완봉승으로 장식했다. 강력한 선발진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구멍이 났던 마무리 자리를 최향남이 완벽하게 메워준 영향이 컸다. 타선도 꼭 필요할 때 점수를 뽑아주는 집중력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KIA만큼은 아니지만 롯데도 분위기는 좋다. 후반기 들어 맥을 못추던 롯데는 지난 주말 삼성, 그리고 주중 LG와의 3연전을 위닝시리즈로 장식하며 예열을 마쳤다. 특히 전체적으로 부진에 빠졌던 타선이 LG전에서 살아난 것이 고무적. 양승호 감독은 "팀이 한 시즌을 치르다보면 사이클이 있다. 후반기 시작 후 확 떨어졌던 선수들은 컨디션이 조금씩 살아나는 느낌"이라며 주말 KIA전에는 선수들이 정상 컨디션으로 경기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KIA는 중심타선, 롯데는 선발 구멍에 울상

문제는 양 팀의 전력에 누수가 있다는 점. 먼저 KIA를 보자. KIA는 중심타선에 해체 직전이다. 김상현이 무릎 통증으로 9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정밀 검진을 받아야 확실한 소견을 들을 수 있지만 시즌아웃 될 수도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희섭마저 9일 경기를 앞두고 복통을 호소, 병원에 입원했다. 10일 경기부터 출전이 가능하다 하더라도 제 컨디션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 이범호에 대해서는 선동열 감독이 "올시즌은 힘들 것 같다"며 이미 기대를 저버린 상황이다.

롯데는 선발진이 문제다. 일단 10일 첫 경기에는 송승준이 나선다. 지난 LG전서 오랜만에 승리를 챙겨 기분은 좋다. 문제는 11, 12일 경기다. 일단 11일 경기 선발 자리가 구멍이 났었다. 고원준이 2군에 내려갔기 때문. 일단 양 감독은 9일 LG전을 앞두고 7일 경기에서 호투한 이정민의 선발 투입을 예고했다. 12일에는 올시즌 극심한 부진을 겪고 있는 사도스키가 나선다. 이날도 부진하면 선발 로테이션에서 빠질 위기에 처한 사도스키다.

반면, KIA는 서재응에 이어 소사, 앤서니의 출격이 확정적이다. 최근 무서운 기세를 타고 있는 두 외국인 투수가 든든하다. KIA가 1차전을 잡는다면 3연전을 유리하게 이끌어 나갈 가능성이 크다.


정대현, 과연 어떻게 활용될까.

변수는 롯데 정대현이다. 시즌 개막 전 무릎 수술을 받은 정대현은 긴 재활 시간을 보낸 후 9일 잠실 LG전을 통해 1군 마운드에 올랐다. 명불허전이었다. 모두의 우려를 비웃기라도 하는 듯 전성기 시절을 방불케 하는 변화구와 자로 잰 듯한 제구를 앞세워 1이닝을 간단하게 삼자범퇴 처리했다. KIA와의 일전을 앞두고 분명 롯데에는 큰 힘이 되는 요소다.

하지만 정대현이 1경기도 등판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어 문제다. 양 감독은 정대현의 등판에 대해 "2~3경기 정도는 절대 부담이 가는 상황에서 등판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LG전도 9회말을 앞두고 스코어를 6-1로 벌려 정대현의 등판이 가능했다. 부상 재발 위험이 있기 때문. 박빙의 상황에서 자기도 모르게 힘을 쓰다 부상이 생기면 그 경기 뿐 아니라 롯데의 올해 운명을 바꿀 수도 있다.

때문에 양 감독이 KIA와의 3연전에서 이 공약은 지킬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경기 분위기다. 보통 선수들이 경기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긴장된 상태에서 경기를 치르면 객관적 전력에 상관 없이 박빙의 승부를 벌이는 경우가 많다. 양 팀의 상황이 딱 맞는 예다. 3연전 내내 치열한 박빙의 승부가 펼쳐질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그렇게 된다면 정대현의 모습을 보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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