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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 하나 치는 것보다 투수들이 안타 하나 덜 맞게 하는 게 더 좋죠."
계속해서 늘어난 출전 기회, 54경기서 타율 2할5푼(108타수 27안타) 5타점을 기록했다. 그래도 2년차 포수 치고 리드가 좋고, 괜찮은 어깨를 가졌다는 평가도 받았다. 조인성 이후를 대비할 최적의 카드로 여겨졌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수많은 LG의 유망주들이 그러했듯, 갑자기 늘어난 팬들의 사랑에 젖어 1군 선수라는 사실에 안주해 버렸다. 한창 배워야 할 나이에 성장을 하지 못했다. 결국 LG에서도 '포스트 조인성'으로 김태군 대신 다른 이들을 찾기 시작했다. 지난해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에 대학 최고 유망주 조윤준을 뽑았고, 2군에서 성장세를 보인 고졸 2년차 유강남에게 기대를 걸었다.
김태군은 시즌 개막 후 한 달이 지나서야 1군에 올라왔다. 전지훈련 제외, 그리고 기약없는 2군 생활. 김태군은 몰라보게 달라져 있었다. 게으른 모습은 더이상 보이지 않았다. 매일 비디오를 보며 전력 분석에 열을 올렸고, 김정민 코치와 함께 볼배합에 대해 고민했다.
베테랑 심광호의 무릎 수술로 김태군은 붙박이 주전이 된 상황이다. 김태군에 이어 윤요섭 유강남 조윤준이 마스크를 써보고는 있지만, 투수 리드나 수비의 안정성 면에서 큰 차이가 있다. 다른 대안은 없다.
아직까지 팀의 에이스 주키치와의 호흡이 다소 맞지 않는 게 유일한 흠. 김태군은 "아직 주키치의 마음을 얻지 못한 것 같다. 내가 더 노력해야 한다"고 말한다. 과거 김정민 코치의 엄마처럼 푸근한 리드, 김태군이 가장 닮고 싶은 부분이다. 마운드에서 다소 예민한 주키치와 호흡도 좋아진다면, 이 목표에 한걸음 더 가까워질 것이다.
김태군은 "감독님께서 부족한 나에게 주구장창 기회를 계속 주시는 데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난 포수다. 투수의 성적이 곧 내 성적과도 같다"며 "안타 하나 더 치는 것 보다, 투수가 어떻게 하면 안타 하나를 덜 맞게 하느냐가 내겐 더 중요하다. 투수가 좋은 성적 거두도록 돕는 게 내 일"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타성에 젖어있던 지난 4년, 이제 '배부른 과거'는 지웠다. 김태군의 성장은 현재진행형이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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