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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훈 부정투구 논란, 관련 규정-KBO 입장은?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2-06-11 09:12 | 최종수정 2012-06-11 09:43


이용훈의 부정투구 논란, 야구 규칙에는 어떻게 정의돼 있을까.

롯데 이용훈은 10일 부산 KIA전에서 6-3으로 앞선 8회 무사 1루 상황에서 구원등판했다. 이범호를 삼진으로, 최희섭을 병살타로 잡아내며 리드를 지켰지만, 중계카메라에 투구 전 공을 입쪽으로 가져가 실밥 부분을 무는 장면이 잡히면서 인터넷 상에서 '부정투구가 아니냐'는 논란이 강하게 일고 있다.

2012 공식 야구규칙 8.02 '투수금지사항'의 (a)항을 보면 투수가 해서는 안될 행위, 즉 부정투구에 관한 내용이 규정돼 있다.

가장 먼저 규정된 건 투수가 투수판을 둘러싼 18피트(5.486m)의 둥근 원 안에서 투구하는 맨손을 입 또는 입술에 대는 행위다. 보통 투수들이 손을 입에 가져가는 행위를 할 때 마운드에서 내려와 하는 이유가 바로 이 규정 탓이다. 예외 규정으로 추운 날씨일 때 경기에 앞서 양팀 감독의 동의가 있을 경우 손을 부는 행위를 할 수는 있다.

인터넷 상에서 팬들이 논란을 제기한 사진을 보면, 이용훈 역시 마운드에 올라가기 전 공에 입을 맞추고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a)항에서는 이어 '공에 이물질을 붙이는 것', '공, 손 또는 글러브에 침을 바르는 것', '공을 글러브, 몸 또는 유니폼에 문지르는 것', '어떤 방법으로든 공에 상처를 내는 것', '이른바 샤인볼, 스핏볼, 머드볼 또는 에머리볼을 던지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이것이 세부조항인 (2)~(6)항이다.

이용훈의 경우 '어떤 방법으로든 공에 상처를 내는 것' 또는 '공, 손 또는 글러브에 침을 바르는 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

만약 이용훈이 논란이 일고 있는 것 처럼, 실밥을 물었다거나 실밥을 치아로 눌러 조금이라도 변형을 시켰다면, 부정투구로 선언될 수 있다. 이 조항을 규정시키지 않더라도 넓게 보면 스핏볼(침 등을 발라 미끄럽게 만든 공)의 범주에 들 수도 있다.


위반 후 벌칙은 어떻게 주어질까. 본항 (2)~(6)을 위반했을 경우, 심판원이 취해야하는 조치로는 다음의 다섯가지가 규정돼 있다.

심판원은 (a)투구에 대하여 볼을 선고하고 투수에게 경고하고 그 이유를 방송한다, (b)한 투수가 같은 경기에서 또다시 반복해을 경우 그 투수를 퇴장시킨다, (c)주심이 위반을 선고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플레이가 계속 되었을 경우 공격 측 감독은 그 플레이가 끝난 뒤 즉시 그 플레이를 선택하겠다는 뜻을 주심에게 통고할 수 있다(단, 타자가 안타, 실책, 4사구, 기타의 방법으로 1루에 나가고 다른 주자도 아웃됨이 없이 최소한 1개 베이스 이상 진루하였을 경우 반칙과 관계없이 플레이는 진행된다, (d)공격 측이 플레이를 선택하더라도 (a)·(b)항의 벌칙은 적용된다, (e)투수가 각 항을 위반했는지 여부는 심판원만이 결정한다.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입장은 어떨까. 정금조 KBO 운영기획부장은 스포츠조선과의 전화통화에서 "이용훈이 공을 입에 갖다댄 의도가 뭐였든, 설사 삐져나온 실밥을 제거하려고 하는 의도였더라도 공에 상처를 낸 건 맞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사후 적용되는 문제는 아님을 분명히 했다. 정 부장은 "상대팀이 이의를 제기하고, 심판이 포착하면 규정대로 하면 된다. 하지만 당시 상황에서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면 끝이다. 경기 후 징계는 힘들다"고 설명했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롯데 이용훈이 부정투구 논란에 휩싸였다. 사진은 지난 3월2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LG와의 시범경기 때 1회초 마운드에 오르며 공에 입을 맞추고 있는 이용훈. 스포츠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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