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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이닝까지 3안타 3탈삼진 2볼넷 1실점으로 호투한 박찬호는 팀이 2-1로 앞선 상태에서 승리요건을 갖추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하지만 두 번째 투수 안승민이 6회 강정호에게 역전을 허용하는 홈런을 맞는 바람에 박찬호의 승리는 물건너 갔다.
안승민은 "선배님 죄송합니다"라고 고개를 조아렸다. 그러자 박찬호는 "뭐가 죄송해?"라고 반문했다.
이어 안승민은 "(승리를)지켜주지 못해 죄송합니다"라고 다시 고개를 떨궜다. 박찬호의 다시 이어진 대답이 압권이었다.
"그런 말은 앞으로 하지마라. 내 마음보다 네 마음이 더 쓰린거다. 미안하다는 생각하지 말고, 네 것에만 집중해라. 그래야 다음경기에 부담없이 더 잘던질 수 있다."
이 한 마디에 안승민은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박찬호는 이날 경기를 마친 뒤 "오늘 투구에 전체적으로 만족한다. 팀이 연패에 빠져있어서 내가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면서도 "1, 2회 볼넷을 1개씩 내 준것과 매이닝 주자를 내보낸 것은 다시 생각해봐야 할 문제"라며 스스로 채찍질을 했다.
이어 박찬호는 팀이 힘든 상황에서의 등판이 부담스럽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해 "어떤 상황이든 늘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의 목표를 승리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부정적인 생각을 긍정적으로 바꾸는 게 능력이라고 생각한다"며 의연한 모습이었다.
청주=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