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산을 끝내 지켜내는 것은 굽은 소나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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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택현은 지난 13일 잠실 KIA전에서 프로야구 개인통산 등판 신기록(814경기) 달성한 뒤부터 '살아있는 역사'가 됐다. 이후 그가 나서는 모든 경기가 '신기록'으로 남는다. 그는 여전히 팀이 원하는 순간이 되면 뚜벅뚜벅 마운드에 올라 또 다른 신기록을 써내려간다. 하지만 단순히 기록을 연장하는 게 아니라 자신의 몫은 확실히 해낸다.
류택현은 18일 청주 한화전에서도 5-1로 앞선 8회말 등판해 1이닝을 퍼펙트로 막는 활약을 펼쳤다. 한국 프로야구 개인등판 최다기록을 816경기로 늘리는 순간이었다. 현재 류택현은 팀에 없어서는 안될 필승계투요원이다. 5경기에서 5⅓이닝 1실점으로 평균자책점 1.69에 구원으로만 2승을 챙겨 팀내 다승 선두. 류택현이 있기에 LG의 올해 경기 중후반은 한층 안정감있게 진행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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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만에 고향팀 LG로 돌아온 올해, 최동수는 타자들의 맏형으로서 묵묵히 제 역할을 해내고 있다. 지난 7일 삼성과의 개막전에 3번 1루수로 선발 출전하면서 여전히 팀의 중심선수임을 입증한 최동수는 이후 4경기 연속으로 1루수로 선발 출전하다가 지난 13일 잠실 KIA전부터는 지명타자로 변신했다. 그러더니 3루수 정성훈이 손목 통증으로 수비가 어려워지면서 17일 청주 한화전부터 지명타자로 나오자 벤치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꼭 필요할 때 한방을 터트릴 수 있는 감각은 늘 팽팽히 세워놓고 있었다. 지난 18일 청주 한화전이야말로 최동수의 진가가 제대로 나타난 경기였다. 한화 선발 박찬호의 구위에 눌려 6회까지 점수를 내지 못한 채 0-1로 끌려가던 LG는 7회초 정성훈의 역전 2점포로 2-1을 만든다. 그러나 이걸로는 안심할 수 없었다. 쐐기를 박는 점수가 필요한 순간이 찾아왔다.
최동수가 등장한 것은 바로 그 때였다. 2-1로 앞선 7회초 1사 2, 3루에 대타로 기용된 최동수는 한화 두 번째 투수 마일영의 초구를 받아쳐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적시타를 날렸다. 그 사이 2, 3루 주자가 모두 홈을 밟아 스코어는 4-1로 벌어졌다. 승리에 '확정' 도장을 찍은 귀중한 쐐기타였다.
바로 앞서 내야진의 실책으로 투수가 평정심을 잃은 것을 파악하고, 팀을 위한 타격에 초점을 맞춘 결과다. 바로 '베테랑' 최동수이었기에 가능한 팀배팅의 정석이자 LG 젊은 타자들이 꼭 배워야 할 부분이다.
청주=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