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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점.
올시즌에도 달라진 모습이 보인다. 공격과 수비, 주루 모두에서 조금씩 달라진 모습. 게다가 경기 외적으로 정신적인 부분까지 성숙했다. 하지만 이는 수치화되지 않는 모습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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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전부터 차근차근 살펴보자. 매경기 3점 이상 낸 이닝이 존재했다. 지난 7일 삼성과의 개막전에서는 3회 이병규(배번9)의 만루홈런으로 4점을 얻었다. 선취점이자 결승점. 아슬아슬하게 2연승을 올린 8일에도 0-0이던 8회 3득점하며 승기를 잡았다. 심광호의 희생플라이, 오지환의 3루타, 이대형의 적시타. 하위타선에서 상위타선으로 연결되는 팀에는 매우 긍정적인 모습이었다.
첫 패배를 당했던 11일 롯데와의 홈 개막전에서도 0-3이던 5회 3득점하며 동점을 만들었다. 8일처럼 하위타선부터 차근차근 안타를 이어갔다. 패배를 설욕한 12일엔 1-0으로 아슬아슬하게 앞서가다 8회 오지환의 3타점 싹쓸이 2루타로 쐐기를 박았다.
KIA와의 홈 3연전서도 마찬가지였다. 마무리 리즈의 연속 볼 16개로 패한 13일에는 1-4로 뒤져있던 6회 3득점하며 동점을 만들었고, 2연패에 빠진 14일에도 5회 4득점, 8회 3득점하는 뒷심을 보였다. 15일에는 2-2 동점이던 6회 4번타자 정성훈의 결승 솔로포를 시작으로 3득점하며 승리를 가져왔다.
청주 한화전에서는 15일 KIA전처럼 홈런포가 시동을 걸어줬다. 17일엔 6대7로 석패했지만 1-2로 뒤진 4회초 이진영의 투런포, 오지환의 3점홈런으로 대거 5득점했다. 18일엔 0-1로 뒤져있던 7회 정성훈의 역전 투런홈런을 시작으로 4득점하며 승부를 뒤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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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이닝에 3점을 냈다는 건 그 회에 최소한 6명의 타자가 타석에 들어섰다는 소리다. 경기 초반이라면 선발투수를 지독히 괴롭히는 이닝이 됐을 것이다. 경기 막판 박빙의 순간이었다면, 불펜투수 기용을두고 상대팀 벤치가 고민에 휩싸였을 것이다. 이른바 '3점의 경제학'이라 할 만 하다.
게다가 9경기 중 동점 상황에서 크게 달아난 경기가 3경기였다. 역전을 만들어 낸 것 역시 세차례. 지고 있다 동점을 만든 경우는 두 차례였다. 9경기 중 8경기가 승패에 영향을 미칠 만한 순간이었다.
3점을 내는 방법은 여러가지였다. LG 역시 한방으로 점수를 내기도 했고, 연속안타로 점수를 추가하기도 했다. 중요한 건 응집력이다. 언제든 점수를 몰아칠 수 있는 응집력을 갖추면서 상대팀은 긴장을 늦추지 않을 수 없게 됐다. LG는 시즌 전 최하위 후보로 꼽혔지만, 타선의 힘 만큼은 여느 팀에 뒤지지 않았다. 이젠 끈끈함까지 갖춘 모습이다.
LG는 18일 현재 5승4패로 단독 4위에 올라있다. 아직 시즌 초반이라 순위는 무의미하지만, 삼성-롯데-KIA로 이어지는 4강 후보팀들과의 경기서 4승3패로 5할 승률을 넘어서면서 향후 전망을 밝게 했다.
더이상 패배의식에 젖어있었던 과거의 모습이 아니다. 선수단 사이에 동점 상황, 혹은 지고 있을 때에도 언제든 점수를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LG의 3점의 경제학, 앞으로 꾸준히 이어질 지 잘 지켜보자.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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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상대=이닝=이전 상황=득점=결과
4월7일=삼성=3회초=0-0=4점=6대3 승리
4월8일=삼성=8회초=0-0=3점=3대2 승리
4월11일=롯데=5회말=0-3=3점=3대8 패배
4월12일=롯데=8회말=1-0=3점=4대0 승리
4월13일=KIA=6회말=1-4=3점=6대8 패배
4월14일=KIA=5회말, 8회말=0-6, 4-9=4점, 3점=7대9 패배
4월15일=KIA=6회말=2-2=3점=5대3 승리
4월17일=한화=4회초=1-2=5점=6대7 패배
4월18일=한화=7회초=0-1=4점=6대1 승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