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시즌 전망을 예측하기가 어렵다는 전문가들의 평가가 많았던 팀이 SK였다. 주전들의 부상과 FA로 인한 대거 이탈해 문제가 커보였지만 재활 중인 김광현 송은범 박경완이 시즌 중에 돌아온다면 전력이 급상승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이만수 감독체제로 시작한 올시즌은 코칭스태프와 선수 구성 등 많은 것이 바뀌었지만 7일 KIA와의 개막전서 보여준 SK는 예전에 보여줬던 강팀의 모습 그대로였다.
KIA가 2점을 뽑아 4-2로 쫓기자 달아나는 추가점을 터뜨렸다. 특히 찬스가 무산되는 위기에서 점수를 뽑아내는 집중력이 좋았다. 7회말엔 무사 1,2루서 2루주자 정근우가 상대의 와일드피치 때 3루로 달리다 아웃돼 분위기가 가라앉는듯했지만 이어진 2사 1,2루서 5번 박정권이 깨끗한 우전안타로 2루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8회말에도 무사 1,2루서 임 훈의 번트때 2루주자가 3루에서 아웃됐음에도 1번 정근우가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터뜨려 쐐기점을 뽑았다. 정근우는 5타수 4안타에 1도루를 하며 2득점, 1타점으로 최고 톱타자의 모습을 보였고, 최 정은 3타수 2안타 2득점, 1타점, 4번 안치용이 4타수 2안타 3타점, 박정권이 4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중심타자 3명이 팀이 얻은 6점 중 5점을 만들어냈다.
우려했던 마운드 역시 문제가 없었다. 특히 정대현과 이승호가 빠져나갔고, 고효준과 전병두가 수술과 입대 등으로 빠져나간 공백이 커보였지만 KIA전서는 그러한 우려를 싹 씻어냈다. 5회까지 마리오가 던진 뒤 6회부터 불펜을 가동한 SK는 6회초 임경완이 연속 사구를 내주는 등 무사 1,3루의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내야땅볼로 1점만을 내줬고, 이후 박희수가 7회까지 무실점으로 막아냈고, 엄정욱과 정우람이 8회와 9회를 처리했다. 팔꿈치 뼛조각 제거수술로 2군 연습경기에만 몇차례 등판하고 개막전에 나온 엄정욱은 볼넷을 3개 내주는 불안한 제구력을 보였지만 안타없이 실점하지 않았고, 9회에 마무리로 나온 정우람은 세타자 연속 삼진으로 깔끔한 모습이었다.
이제 133경기 중 첫경기를 치렀다. 하지만 첫경기라는 부담에 실책을 3개나 쏟아낸 KIA와 달리 SK는 안정된 모습으로 승리를 따냈다. 5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의 경험이 가진 여유와 자신감의 결과였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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