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드래프트, 가장 쏠쏠하게 뽑은 팀은 어디?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2-04-02 14:28


지난해

사상 처음 실시된 2차 드래프트의 모습. 스포츠조선DB

사상 처음 실시된 2차 드래프트의 승자는 누굴까.

2군 유망주들에게 기회를 제공하고, 전력 평준화를 이끌기 위해 지난해 11월 한국식 '룰5 드래프트'인 2차 드래프트가 실시됐다. 2차 드래프트로 팀을 옮긴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보인다면, 구단과 선수 모두 윈-윈(Win-Win)하는 2차 드래프트 제도의 확대를 고려해 볼 만도 하다. 시범경기에서 각 구단은 2차 드래프트 지명자들을 어떻게 활용했을까.

가장 적극적으로 2차 드래프트 효과를 노린 팀은 LG다. LG는 김일경(전 넥센) 윤정우(전 KIA) 최동수(전 SK)를 차례로 지명했다. 드래프트 후 LG는 즉시전력 2명과 유망주 1명을 뽑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현재 상황을 살펴보면 세명 모두 1군에서 활약할 것으로 보인다.

즉시전력으로 영입한 베테랑 김일경과 최동수는 주전 혹은 그 뒤를 받칠 백업멤버로 나선다. 현재 서동욱과 2루 경쟁을 펼치고 있는 김일경은 작전수행능력이 좋고, 안정된 수비력을 자랑해 대타나 경기 막판 대수비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공격력에서 서동욱이 다소 앞서 있고, 김일경은 오히려 뒤에 나섰을 때 활용 가치가 높아 보인다.

현역 최고참 선수가 된 최동수는 '작은' 이병규(배번7)과 함께 1루를 지킨다. 상대 선발투수에 따라 번갈아 1루를 맡고, 지명타자 혹은 오른손 대타요원으로도 나설 전망이다.

이처럼 둘은 곧바로 1군에서 뛰게 하기 위해 데려온 전력이다. 하지만 대졸 2년차 외야수 윤정우의 성장세도 놀랍다. 빠른 발이 장점인 윤정우는 생갭다 빨리 1군에 얼굴을 비출 전망. 이번 시범경기에서 12경기에 나서면서 팀내 최다 출전 2위를 기록했다. 대주자나 대수비 혹은 외야에 구멍이 생기면 즉시 투입될 전력이다.

투수 2명만을 지명한 롯데도 눈에 띈다. 김성배(전 두산)와 박동욱(전 LG)은 당장 1군 불펜요원으로 뛸 것으로 보인다. 사이드암투수 김성배는 당장 임경완의 공백을 메우며 필승조로 나선다. 시범경기 6경기서 1홀드 방어율 2.45를 기록. 롯데 투수 중 7경기 등판으로 시범경기에 가장 많이 나선 박동욱 역시 오른손 정통파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화는 3명 중 최승환(전 두산) 임익준(전 삼성)이 시범경기에 출전했다. 주전포수 신경현의 뒤를 받칠 백업요원으로 뽑힌 최승환은 신경현의 부진을 틈타 어느새 개막전 안방마님 후보로 급부상했다. 2000년 프로에 데뷔해 LG와 두산을 거치면서 주로 백업멤버로 나선 최승환은 10경기에서 마스크를 쓰며 2경기 출전에 그친 신경현 보다 앞서가고 있다. 임익준은 11경기서 대타로 타율 3할8리를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였다.


삼성과 SK, 두산은 각각 1명씩만 얼굴을 비췄다. 나머지 선수들은 재활중이거나 기량 미달 등으로 2군에 머물러있다. 삼성의 왼손투수 박정태(전 KIA)는 4경기서 2홀드 방어율 0을 기록했다. 1군 마운드의 벽이 높지만, 원포인트 릴리프로서 1군 진입을 노리고 있다. SK의 우투좌타 외야수 유재웅(전 두산)은 13경기서 3할1푼3리에 2홈런 3타점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달 29일에는 친정팀 두산을 상대로 역전홈런을 때려내는 등 건재함을 과시했다. 두산 오장훈(전 롯데)은 4경기에 나섰지만 무안타로 침묵해 아쉬움을 남겼다.

한편, KIA가 지명한 세 명은 모두 1군에 올라오지 못했다. 넥센은 2차 드래프트 때 지명권을 포기해 영입선수가 없다. 퓨처스리그에 참가하는 NC는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주축선수들을 꾸렸다. 조평호(전 넥센) 이재학(전 두산) 허 준(전 넥센) 문현정(전 KIA) 등이 연습경기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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