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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대화 감독, "우천취소? 경기보단 훈련이 문제"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2-03-29 13:29


24일 청주야구장에서 펼쳐질 예정이었던 한화이글스와 삼성라이온즈의 시범경기가 전날 내린 비로 인한 그라운드 사정으로 취소됐다. 청주구장은 열악한 배수 시설로 인해 그라운드 곳곳이 물에 잠겼다. 근심어린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바라보고 있는 한대화 감독.
청주=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2.3.24

"경기도 경기지만, 훈련이 문제지."

한화 한대화 감독이 '갯벌 청주구장'에 대해 입을 열었다. 29일 잠실에서 열린 LG와의 시범경기를 앞두고 한 감독은 "시즌 초반에 비가 많이 안 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청주구장은 이번 시범경기에서 우천취소가 가장 많았던 구장이다. 총 3경기가 취소됐다. 이중 두 차례는 가랑비임에도 그라운드 사정으로 경기를 치르지 못했다. 이미 내린 비로 인해 흙으로 덮여있는 그라운드가 마치 갯벌처럼 돼버렸기 때문이다. 우천취소를 결정할 때 비가 내리지 않는데도 그라운드 상태가 도저히 경기를 치를 수 없는 지경이었다.

청주구장 흙은 특수 배합토가 함께 섞여 다져진 다른 구장과는 달리 마치 학교 운동장의 맨땅과 흡사하다. 작은 비에도 약할 수 밖에 없다.

취재진과 대화 도중 "오히려 취소되는 경기가 많은 게 낫지 않을까"라는 말이 나왔다. 추후 편성될 경우 시설 리모델링을 마친 대전구장에서 치를 수 있기 때문. 하지만 한 감독은 고개를 가로 저으며 "일단 비가 왔다 하면 경기가 힘들 것 같다"며 "비가 많이 안 왔으면 좋겠다. 경기가 많이 미뤄지면 안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기가 추후 편성되는 것이 문제가 아니었다. 그는 "시합도 시합이지만, 훈련을 못하는 게 가장 크다"고 했다. 청주 경기가 취소될 경우, 훈련을 대체할 공간이 마땅치가 않다. 인근에는 세광고 훈련장 하나만 있고, 이곳을 이?G알 수 없다면 차로 30분 이상 이동해 대전까지 가야 한다. 홈팀으로서 가장 많은 경기를 치르는 한화 입장에서는 훈련을 치르지 못했을 때 시즌 초반 페이스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원정팀 역시 당혹스러울 수 있다.

청주에서는 개막 첫 달인 4월에 총 12번의 홈경기를 치른다. 두산 LG 삼성 넥센이 청주에서 원정 3연전을 치른다. 청주구장은 당초 개보수가 예정돼 있었지만, 대전구장 리모델링 공사가 다소 지연되면서 공사를 미루고 한화의 임시 홈구장이 됐다. 한화는 청주시에 공사 연기를 먼저 요청했기에 지금 와서 구장 탓을 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한편, 한 감독은 굳이 구장 핑계를 댈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었다. 그는 "만약 비로 경기가 미뤄져도 팀에 좋을지 나쁠지는 모르는 것이다. 그건 결과가 말해준다. 이기면 좋은 영향이고, 지면 나쁜 영향 아닌가"라며 비에 따른 득실을 따지지 않겠다고 했다.


잠실=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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