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프 리, 복근 통증 우려 씻어낸 호투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12-03-07 12:10 | 최종수정 2012-03-07 12:10


필라델피아 투수 클리프 리(왼쪽)과 찰리 매뉴얼 감독. 연합

클리프 리(34·필라델피아)는 슬로우 스타터다.

스프링 캠프 때 썩 좋았던 적이 없다. 최근 5년간 시범경기에서 안정된 방어율을 기록한 적이 단 한번도 없다. 4시즌은 무려 5점대 이상이었다. 최고의 컨트롤러답지 않은 기록. 하지만 리의 컨디션 지수는 늘 정규 시즌에 철저히 맞춰져 있었다. 오버 페이스가 없었다. 2002년 빅리그 데뷔 후 지난 10년간 심각한 부상 없이 꾸준히 롱런해 올 수 있었던 비결.

하지만 올시즌 출발은 조금 불안했다. 시애틀 시절 그를 부상자 명단에 올렸던 복근 통증이 재발했다. 다행히 증세는 심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캠프 일정은 조금씩 늦춰졌다. 지난달 말 불펜 피칭을 시작한 그는 7일(한국시간) 플로리다 듀네딘의 오토 익스체인지 스타디움에서 열린 토론토 전에 선발 등판했다. 캠프 첫 실전 피칭. 리는 선발 2이닝 동안 8타자를 상대해 2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탈삼진과 볼넷 1개씩을 기록했다. 일말의 우려를 씻어낸 순간.

리는 경기 후 "마운드에 올라 좋은 몸상태와 기분으로 공을 던질 수 있기만을 바랬다. 제구가 조금 더 잘 됐으면 좋았겠지만 앞으로 괜찮을 것 같다"며 희망적인 평가를 내렸다. 필라델피아 찰리 매뉴얼 감독 역시 "리는 전혀 문제가 없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빅리그 정상급 제구력을 자랑하는 리는 지난해 17승8패 방어율 2.40을 기록했다. 이닝당 출루허용율(WHIP)이 1.03에 불과했다. 정교한 컨트롤과 명품 서클 체인지업 등 다양한 구종으로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는 왼손 투수로 훗날 미국 진출을 희망하고 있는 한화 좌완 에이스 류현진의 롤 모델이기도 하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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