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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수라면 진실된 마음으로 투수에게 다가가야죠."
심광호는 "아직 내가 주전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앞서지 않는다"고 했다. 의외였다. 심광호는 캠프명단에서 탈락한 김태군과 함께 당장 마스크를 쓸 만한 자원이다. 예상치 못한 말을 뱉은 이유는 분명했다. 올해 1년이 아닌, LG의 미래를 이끌 포수가 나와야한다는 것이다. 자신보다는 팀을 우선시하는 모습이었다.
심광호는 "난 아직도 후배들에게 많이 배운다. 특히 어깨나 힘 등 큼직큼직한 부분은 후배들이 더 좋다"며 "후배들에게 전해줄 게 많지 않지만, 보이지 않는 디테일한 부분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심광호는 김정민 배터리코치의 현역 시절을 회상하며 "진실된 마음은 통하는 법이다. 포수는 무엇보다 마운드에 있는 투수에게 진실되게 다가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심광호는 자신의 마음을 좀더 다스릴 필요가 있다고 했다. 12월 한달 동안 잠실구장에서 훈련을 하는 틈틈이 등산을 한 이유다. 근처에 있는 아차산과 검단산을 수시로 올랐고, 백두대간 중 휴전선 아래 최북단에 위치한 마산봉을 1박2일 코스로 다녀오기도 했다. 그는 "등산은 하체 운동에도 좋지만, 마음 운동에 최고"라며 엄지를 치켜들었다. 산을 타면서 약했던 마음, 두려운 마음을 하나씩 떨쳐냈다고 했다. 외로움과 스트레스 역시 산에 묻어두고 왔다고.
심광호는 "우리 팀이 약해졌다고 하는데 그렇지 않다. 포수파트 역시 서로의 장단점을 모아서 더 큰 힘을 만들어내고 싶다"고 했다. 사실 심광호를 포함한 5명의 주전포수 후보들은 각기 다른 장단점을 갖고 있다. 서로의 장점을 합친다면, 타구단 주전포수 1명보다 나은 모습을 보여줄 수도 있다. 여기에 심광호의 '마음'은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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