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원하늘숲길트레킹

스포츠조선

송승준, 양승호 감독에 애절 문자 보낸 사연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2-01-11 10:51 | 최종수정 2012-01-11 10:51



"감독님, 올해는 원준이가 아닌 승준이가 일내겠습니다."

롯데 양승호 감독은 이달 초 새벽 3시에 뜬금 없는 문자메시지 한통을 받았다. 보낸 사람은 투수 송승준이었다. '감독님, 승준입니다. 올해 (장)원준이가 없지만 승준이가 일내겠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그리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내용이었다. 양 감독은 "자다 깨 깜짝 놀랐지만 마음은 흐뭇했다"고 밝혔다.

송승준은 왜 이런 애절한 문자를, 그것도 새벽 3시에 보낸걸까. "당시 아내와 함께 미국에 있었다. 미국은 오전 10시였는데 아내와 함께 감독님 관련 기사를 보고있었다"던 송승준은 "원준이가 빠져 걱정이시라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승준이가 잘해줄 것이라며 믿음을 보내주신 내용이 마지막에 있었다. 너무 감사했다. 한국시간을 생각할 겨를도 없이 문자메시지를 통해 감사의 인사를 드린 것"이라며 웃었다.

선발진의 중심으로 올시즌 활약을 다짐하는 내용이기도 했다. 양 감독의 걱정처럼 롯데는 올시즌 15승 좌완투수 없이 시즌을 치러야 한다. 선발진의 중심을 확실히 잡아줄 투수가 필요하다. 롯데 선발진의 면면을 봤을 때 그 역할을 맡을 사람은 송승준 밖에 없다. 양 감독도 "송승준이 에이스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본인도 잘 안다. 송승준은 "내가 선발진을 이끌어나가야 한다는걸 알고 있다. 원준이가 빠져 어깨가 무겁지만 팀에, 그리고 팬들께 믿음을 줄 수 있는 투수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송승준은 지난 몇년간 그에게 붙어온 '에이스'라는 칭호는 자신에게 어울리지 않는다며 "선발진의 리더 정도로 생각해주셨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KIA 윤석민, 한화 류현진 등이 에이스로 인정받는 이유가 있다. 단순히 승수 문제가 아니다. 진정한 에이스는 팀이 필요할 때 확실한 피칭을 해야한다. 연패에 빠졌을 때 연패를 끊고, 연승을 이어갈 줄도 알아야 한다"며 "솔직히 지난 4년간 내 투구를 봤을 때 그런 부분에 있어 확실히 부족했다. 그래서 나는 에이스의 자격이 없었다"고 담담히 말했다.

송승준은 "올해는 꼭 기복없는 피칭을 이어가고 싶다. 지난 시즌을 치르며 조금은 나아진 내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래서 올해는 더욱 자신있다"며 "확실한 성적을 내고 팬들에게 에이스라는 말을 당당히 듣고 싶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송승준은 올시즌 지난해보다 7000만원 인상된 3억원에 연봉계약을 마쳤다. 송승준은 "첫 번째 협상에서 바로 도장을 찍었다. 올해 더 잘하라는 의미에서 좋은 대우를 해주신 것 같다"며 "팀 우승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일만 남았다"고 밝혔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