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스토브리그 실질 전력보강 있었나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1-12-28 14:47


KIA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고 선수단과 인사하는 선동열 감독 전준엽 기자 noodle@sportschosun.com

이번 겨울, KIA는 과연 강해진 것일까.

스토브리그의 폭풍은 이제 잠잠해졌다. 시장에 나왔던 거물급 FA들을 대부분 제자리를 찾았고, 이승엽과 김태균, 박찬호 등 해외 복귀파도 친청팀의 품에 안겼다. 활발하게 FA를 영입한 롯데와 SK는 팀 전력 공백을 메울 보상선수를 놓고 사상 초유의 '리턴 픽'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각 팀마다 내년도 전력 보강을 위해 분주히 움직인 스토브리그였다.

그러나 KIA만큼은 잠잠했다. 지난 10월 프랜차이즈 레전드인 선동열 감독을 영입한 뒤 FA시장이 막 열릴 때만 해도 '큰 손' 평가를 받았던 KIA다. 특히, 선 감독의 부임으로 인해 KIA는 단숨에 내년시즌에 삼성과 자웅을 겨룰만한 팀으로 손꼽혔다. 하지만, 실질적인 전력보강이 이뤄졌는 지는 꼼꼼히 따져봐야한다.

스토브리그에서 '큰 손'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KIA는 이번 FA시장에서 지갑을 열지 않았다. 일찌감치 해외 진출을 선언했던 이대호와 정대현을 제외하더라도 시장에는 투수 임경완과 외야수 이택근과 포수 조인성 등이 나와있었다. KIA는 이들에 대해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포지션이나 선수들의 특성상 KIA에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평가했기 때문이다.

특히 신임 선동열 감독은 원체부터 외부 FA영입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던 인물이다. 거액과 유망주를 소비해가며 선수를 데려오느니 잠재력이 풍부한 미완의 대기들을 성장시켜 팀의 경쟁력을 뿌리부터 강화시키겠다는 게 선 감독의 지론이다. KIA 프런트는 고향팀의 지휘봉을 잡은 선 감독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수용했다. 그 결과, KIA는 넥센에서 방출된 투수 박준수 하나만을 외부에서 영입했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 생각해볼 것이 있다. 선수를 키우는 것은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일이 아니다. 잠재력을 갖고 있는 선수가 1군 주전력이 되기까지는 많은 인내의 시간이 필요하다. KIA의 수많은 기대주들을 내년시즌 전력의 플러스 요인으로 계산하는 것은 성급하다. 선 감독이 많은 기회를 주겠지만, 이들의 성공과 실패여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다. 그 사이 롯데나 한화같은 팀들은 외부 선수를 적극적으로 영입해 전력을 키웠다. 검증받은 베테랑들은 당장 전력 플러스요인으로 계산하기에 무리가 없다. 자연스레 내년시즌 팀간 전력의 변동세를 예상할 수 있다.

게다가 전통적으로 강점을 보였던 외국인 투수 영입마저 더뎌지고 있다. 해외에 파견한 스카우트팀은 한 달 가까이 도미니카와 멕시코 등지를 탐색했지만, 마땅한 선수를 찾지 못했다. 반면, 삼성은 메이저리그 10승 투수인 미치 탈보트와 재빨리 계약하는 빠른 행보를 보였다. 상황이 같을 수는 없지만, 매우 비교되는 것은 사실이다.

이렇게 정리해보면 KIA는 이번 겨울 실질적인 전력보강 요소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그나마 '명장' 선동열 감독과 프랜차이즈 레전드 이순철 수석코치의 지휘부가 강점으로 꼽히지만, 야구는 감독이나 수석코치가 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내년 초와 스프링캠프를 통해 보다 실질적인 전력보강 요소를 이끌어내야 할 필요가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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