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한국프로야구에서만 뛰어도 100억원을 벌 수 있는 시대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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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해외에서 활동한 한국 선수 중에선 계약금과 연봉만으로도 100억원을 넘게 번 선수들이 많다. 메이저리거 박찬호(한화)나 일본에서 8년을 뛰었던 이승엽(삼성) 등은 야구로만 수백억을 벌어들인 스포츠재벌로 통한다. 그러나 벌어들인 액수의 대부분은 미국이나 일본 등 해외리그에서 활약하며 받았다. 요미우리 시절 연봉이 6억엔이나 됐던 이승엽도 일본 진출 전 한국에서 뛴 9년 동안 계약금과 연봉으로 약 20억원을 챙겼을 뿐이다.
지난 2000년부터 시작된 FA제도가 선수들의 몸값을 올렸다. 송진우(한화)가 3년간 7억원을 받기로 하며 세상을 놀라게 했던 FA제도는 2005년 심정수의 60억원으로 액수가 큰 폭으로 상승했고, 이젠 100억원도 눈앞에 두고 있다.
그러나 수십억의 큰 액수를 받을 정도의 선수라면 더 많이 받을 수 있는 해외진출을 생각할 수 밖에 없다. 구대성(2001년 한화→오릭스) 이승엽(2004년 삼성→지바롯데) 이병규(2007년 LG→주니치) 김태균(2010년 한화→지바롯데) 등이 그랬고, 올해 이대호(롯데→오릭스)도 같은 코스를 밟았다.
이대호는 이번 FA 협상에서 원소속구단인 롯데로부터 4년간 계약금과 연봉만 80억원에 옵션 20억원 등 총액 100억원을 제시받았다. 만약 이대호가 롯데와 계약을 했다면 순수 보장액만으로도 100억원을 넘길 수가 있었다. 그러나 이대호는 롯데가 아닌 2년간 계약금 2억엔, 연봉 2억5000만엔 등 총액 7억엔(약 100억원)을 제시한 오릭스와 손을 잡았다.
김동주 이외에 또 100억원의 역사에 들어갈 선수가 있을까. 당장 한화로 돌아온 김태균이 그 후보다. 일본으로 진출하기 전 17억여원을 벌었던 김태균은 내년시즌 연봉 15억원에 사인했다. 4년간 이 연봉을 계속 받는다면 총 60억원을 벌고 34세에 다시 한번 FA자격을 얻기 때문에 또 대박을 노릴 수 있고 그렇게 되면 일본에서 번 액수를 빼고도 100억원을 돌파하게 된다. 한화 류현진, SK 김광현, KIA 윤석민, 두산 김현수 등도 해외 진출을 하지 않고 국내에 머문다면 100억원을 돌파할 후보로 꼽힌다.
어린 선수들도 성적이 좋으면 연봉이 대폭 인상되고 FA시장이 활성화되고 있어 앞으로 제2, 제3의 100억 선수 탄생 가능성은 높아지고 있다. 또 의학의 발달과 구단의 선수 보호 등으로 선수 생명이 늘어나는 것도 긍정적인 부분이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