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포기하지 않았다.
만년 유망주였던 서승화는 지난해 데뷔 첫 선발승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이는가 싶었다. 하지만 올시즌 1군에 한차례도 오르지 못했다. 2군에서는 15경기에 등판해 1승1패 2세이브 5홀드에 방어율 0.98을 기록했다. 서승화는 시즌이 끝난 뒤 '모든 일과 삶은 그만 내려놓겠다. 이제서야 떠난다. 모두에게 죄송하다'는 말을 자신의 미니홈피에 올려놓았다 자살 소동을 겪기도 했다. 당시 스스로 구단에 방출을 요청한 뒤였다.
무적 신분인 서승화에게 일부 구단이 관심을 보였지만, 영입 제의는 전혀 없었다. 서승화는 스포츠조선과의 전화통화에서 "(영입할) 생각이 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은 있지만, 직접 제안받은 적은 없다"며 "나같은 꼴통을 어디서 데려가겠나"라고 말했다. 자조섞인 반응이었다.
서승화는 동국대 재학중이던 지난 2000년 피츠버그와 가계약 소송에 휘말린 적이 있다. 이 과정에서 에이전트 이중계약 문제까지 불거졌다. 우여곡절 끝에 고교 시절 지명해 지명권을 갖고 있던 LG의 유니폼을 입었다.
서승화는 당시 이루지 못한 미국 무대에 대한 꿈을 아직 갖고 있었다. 그는 "조건은 중요하지 않다. 마이너리그도 좋다. 다시 마운드에 서고 싶다"고 했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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