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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입대 무산, 유강남에게는 오히려 기회가 됐다.
김기태 감독(당시 2군 감독)을 비롯한 2군 코칭스태프 역시 유강남의 잠재력을 높게 샀다. 신인으로서는 드물게 공수 모두 자질을 보였다. 2군에서 89경기에 나와 타율 2할7푼7리 4홈런 46타점을 기록했다. 방망이도 2군 선수 중에서는 수준급이었다. 시즌 막판에는 잠깐이지만 1군 경험도 쌓았다. 3경기에 대타와 대수비로 나섰다. 꿈에 그리던 1군 안방마님 자리에도 앉아 봤다.
김 감독은 2군 감독 시절 유강남을 일찌감치 군입대시키려 했다. 구단과의 교감도 마친 상태였다. LG는 2012시즌에 또다른 포수 조윤준을 지명하기로 확정하면서 유강남-조윤준으로 포스트 조인성 체제를 꾸릴 생각이었다. 상무에서 2년간 경험을 쌓은 뒤 본격적으로 1군에서 경쟁시키려 했다. 상무와도 이야기가 다 된 상태였다.
유강남은 10월 말 상무 입대 테스트를 받은 뒤로 쉬고 있었다. 탈락 발표가 나자마자 구리 숙소로 들어와 운동을 시작했다.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지만 금세 마음을 다잡았다. 상무 합격자 발표가 나기 1주일 전 조인성이 SK로 이적하자 장광호 2군 배터리코치에게 "코치님, 군대 안가면 안 될까요?"라고 했던 그다. 오히려 1군 진입을 위해 경쟁할 기회라고 생각했다.
유강남은 매일 잠실구장에 나가 운동을 하고 있다. 김정민 배터리 코치나 장광호 코치에게 지도를 받는 것은 아니지만, 운동량을 조금씩 늘려가며 몸을 만들어가고 있다. 또한 매일 밤 올시즌 전경기를 복기하면서 비디오 분석에 열을 올리고 있다. 유강남은 "난 아직 한참 모자란 선수다. 운동도 뒤쳐졌다. 남들 자는 시간에 더 해야 한다"며 웃었다.
김 감독은 유강남에 대해 "방망이는 물론 포수 수비에도 재능을 보여 일찌감치 군대에 보내려고 했다. 이왕 이렇게 된 것 본인에게는 좋은 기회라고 본다. 유강남을 포함해 포수 5명이 스프링캠프 기간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