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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유강남, "포수 주전 경쟁 나도 있다"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1-12-20 09:09 | 최종수정 2011-12-20 09:09


지난해 스프링캠프에서 LG 포수진의 모습. 왼쪽에서 두번째 빨간색 장비를 착용한 포수가 유강남. 스포츠조선DB

군입대 무산, 유강남에게는 오히려 기회가 됐다.

LG 포수 유강남은 최근 잠실에서 남들보다 더 많이 훈련하고 있다. 입단 첫해 가능성을 보이며 일찌감치 상무입대가 결정돼 있었지만, 최종합격자 명단에 유강남의 이름은 없었다. 다른 이들이 진주와 구리에서 진행된 마무리캠프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동안 쉬었기에 유강남에겐 지금이 본인만의 마무리훈련이다.

유강남은 올시즌 사실상의 2군 주전포수였다. 2011 신인드래프트서 7라운드 전체50순위로 LG에 지명된 그다. 하위라운드에 지명된 것에서 나타나듯 팀에서도 큰 기대를 하지 않았던 포수다. 하지만 유강남은 스프링캠프부터 자질을 보이더니 2군에서 기회를 잡았다. 김태군과 번갈아 포수 마스크를 쓰다 김태군이 1군으로 올라간 5월부터는 아예 주전자리를 꿰찼다.

김기태 감독(당시 2군 감독)을 비롯한 2군 코칭스태프 역시 유강남의 잠재력을 높게 샀다. 신인으로서는 드물게 공수 모두 자질을 보였다. 2군에서 89경기에 나와 타율 2할7푼7리 4홈런 46타점을 기록했다. 방망이도 2군 선수 중에서는 수준급이었다. 시즌 막판에는 잠깐이지만 1군 경험도 쌓았다. 3경기에 대타와 대수비로 나섰다. 꿈에 그리던 1군 안방마님 자리에도 앉아 봤다.

김 감독은 2군 감독 시절 유강남을 일찌감치 군입대시키려 했다. 구단과의 교감도 마친 상태였다. LG는 2012시즌에 또다른 포수 조윤준을 지명하기로 확정하면서 유강남-조윤준으로 포스트 조인성 체제를 꾸릴 생각이었다. 상무에서 2년간 경험을 쌓은 뒤 본격적으로 1군에서 경쟁시키려 했다. 상무와도 이야기가 다 된 상태였다.

하지만 상무가 축구 승부조작 파문에 휩싸인 것이 악재였다. 내부 감사를 제대로 받게 되면서 상무는 1군 기록이 있는 선수만을 뽑기로 했다. 함께 입대가 예정돼 있던 한화 이희근만이 합격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유강남은 1군 출전 기록이 부족했다.

유강남은 10월 말 상무 입대 테스트를 받은 뒤로 쉬고 있었다. 탈락 발표가 나자마자 구리 숙소로 들어와 운동을 시작했다.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지만 금세 마음을 다잡았다. 상무 합격자 발표가 나기 1주일 전 조인성이 SK로 이적하자 장광호 2군 배터리코치에게 "코치님, 군대 안가면 안 될까요?"라고 했던 그다. 오히려 1군 진입을 위해 경쟁할 기회라고 생각했다.

유강남은 매일 잠실구장에 나가 운동을 하고 있다. 김정민 배터리 코치나 장광호 코치에게 지도를 받는 것은 아니지만, 운동량을 조금씩 늘려가며 몸을 만들어가고 있다. 또한 매일 밤 올시즌 전경기를 복기하면서 비디오 분석에 열을 올리고 있다. 유강남은 "난 아직 한참 모자란 선수다. 운동도 뒤쳐졌다. 남들 자는 시간에 더 해야 한다"며 웃었다.


김 감독은 유강남에 대해 "방망이는 물론 포수 수비에도 재능을 보여 일찌감치 군대에 보내려고 했다. 이왕 이렇게 된 것 본인에게는 좋은 기회라고 본다. 유강남을 포함해 포수 5명이 스프링캠프 기간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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