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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초였다.
그의 마음을 편하게 하기 위해 기자도 옆에서 거들었지만 안치홍은 굳어진 얼굴을 펴지 못한채 라커룸으로 들어갔다.
"저 녀석이 참 욕심이 많아요." 최태원 코치의 말이었다.
욕심 많은 안치홍에게 골든글러브는 이제 시작일 뿐이다. 새로운 목표가 또렷하다. 스피드업이다. 스윙 스피드를 끌어올려 장타력을 늘리겠다는 심산이다. "정교함과 파워를 접목시켜 동시에 보여드리지 못했잖아요. 어떻게 접목시키느냐가 관건이 될 것 같아요."
안치홍의 지난 3년간 타율과 홈런은 반비례 그래프를 그렸다. 타율이 '0.235→0.291→0.315'로 꾸준히 오름세를 탔던 반면 홈런은 '14→8→5'으로 줄었다. 홈런이 줄어든 이유는 허리와 어깨 등 부상 탓이었다.
"일단 기술적으로 변하는 건 없을 거고요. 허리 부상 이후 어깨 다치고 순발력이나 몸의 스피드가 떨어진 느낌이에요. 올겨울 신체적으로 보강을 많면 배트 스피드 올라갈 것이고 정확하게 맞은 타구가 스윙 스피드가 빠르면 장타 나오는거니까요. 무작정 홈런을 늘리겠다는건 결코 아닙니다."
정확성과 파워, 게다가 발까지 빠른 그는 새로 출범한 선동열 호의 3번 타자 후보 중 하나다. 본인의 생각은 어떨까.
"어느 타순이든 시켜주시면 감사할 뿐이죠. 만에 하나 3번에 넣어주신다면 개인적으로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올시즌 3번 쳤을 때 성적(타율 0.368, 출루율 0.442, 장타율 0.605)도 괜찮았고…. 작년에는 부담이 컸지만 올해는부담 없어졌어요. 프로 입단 때 목표가 'KIA의 3번 타자'였거든요. 나이와 경험이 많아져 나중에 3번에 들어가는 것도좋겠지만 그때 가도 시행착오를 겪지 않겠습니까. 하루라도 빨리 시행착오를 겪고 이를 이겨낸다면 정신적으로 강해지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