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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신연봉제'에 대한 오해와 진실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1-12-15 14:08


박명환은 지난해 처음 도입된 LG의 신연봉제 탓에 역대 최고 연봉삭감률(90%)을 기록했다. 하지만 신연봉제에 대해 오해가 큰 것도 사실이다. 스포츠조선DB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LG의 신연봉제, 올해는 어떨까.

이젠 재계약 시즌이다. 지난 11일 골든글러브 시상식을 끝으로 대부분의 공식행사가 끝났다. 8개 구단은 이번주부터 내년 시즌 연봉 협상에 나섰다. 두산과 KIA는 일부 선수들과 계약을 마쳤음을 발표하기도 했다.

지난해 파격적인 '신연봉제'를 도입해 모두의 이목을 집중시킨 LG 역시 협상을 시작했다. 하지만 지난해 후폭풍을 겪은 탓에 이번 협상은 조용히, 그리고 신중하게 진행되고 있다.

신연봉제는 연공서열을 파괴하고, 윈 셰어(Win Shares, WS)를 고과에 높게 적용한 방식이다. 이 부분에서 잘못 알려진 부분이 있다. 팀이 승리한 경기에만 이점이 돌아간다는 것이다.

WS는 특정 선수가 팀 승리 중 몇 승 정도에 기여했는지 나타내는 지표다. 영화 머니볼로 친숙한 '머니볼 이론'의 창시자 빌 제임스가 고안한 세이버 매트릭스 중 하나다. 팀 승리수에 3을 곱해 이를 전체 파이로 놓고 이를 선수들끼리 나누는 톱 다운 방식이다. 예를 들면 'A선수는 팀이 거둔 59승 중 7.25승에 기여했다'는 식으로 평가된다.

단, 승리한 경기의 기록만 WS에 포함되지 않는다. 패한 경기까지 포함한 전 경기 기록이 반영된다. 또한 WS만으로 연봉고과가 산정되는 것도 아니다. WS와 기존 고과 산정방식을 50%씩 적용해 최종 고과를 계산한다.

LG가 WS를 도입한 이유는 분명하다. 절대평가에서 상대평가로 바뀐 게 핵심이다. 전체 파이를 두고 나누기에 선수별 상대평가가 가능하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연공서열이 파괴된다. 완벽한 성과주의다.

또한 타구단 대비 상대평가가 가능하다. LG는 올시즌 59승을 올렸다. 여기에 3을 곱한 177이 전체 파이다. 79승을 거둔 1위 삼성의 경우 전체 파이가 237이다. LG와 삼성의 두 선수가 같은 똑같은 기록을 남겼더라도 WS는 완전히 달라진다. 타구단 선수의 WS는 연봉 협상 시 참고자료가 된다. 팀 성적에 따른 형평성까지 고려하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LG는 연봉 재계약이 필요없는 FA 계약자들을 제외한 전 선수에게 신연봉제를 적용했다. 이 과정에서 3년차 내야수 오지환의 연봉은 2400만원에서 1억200만원으로 수직상승했다. 반대로 박명환은 5억원에서 5000만원으로 역대 최고 연봉 삭감률(90%)을 기록했다. 연공서열이 파괴된 결과였다.

하지만 LG는 지난해처럼 신연봉제를 칼같이 적용할 것인지 고심에 빠졌다. 1군 경기 기록이 없는 선수의 경우 WS가 0이다. 수술과 재활로 제대로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을 경우, 타구단보다 큰 삭감폭을 받아들여야만 한다. 이에 대한 선수들의 반발도 크다.

LG 백순길 단장은 "지난해는 신연봉제를 칼같이 적용했다. 그렇다보니 박명환과 오지환 같은 극명한 대비가 나타났다"며 "수술과 재활로 제대로 출전하지 못한 선수들에 대해서는 고심중이다. 지난해처럼 대폭 삭감자가 발생할 경우, 예외를 둘지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LG 김기태 감독이 부임 후 선수단과 첫 상견례를 하는 모습. 스포츠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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