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채태인, 타격폼 수정으로 승부수

신창범 기자

기사입력 2011-12-04 14:51


삼성 채태인이 올겨울 승부수를 던진다.

채태인은 삼성 타선에서 중심을 잡아줘야 하는 타자다. 하지만 올시즌 채태인은 잦은 부상탓에 규정 타석도 채우지 못했다. 타율 2할2푼에 그쳤으며 홈런은 고작 5개에 불과했다. 한국시리즈에서도 연속 삼진을 당하는 등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랬던 채태인이 대만에서 끝난 아시아시리즈에서 이전과는 다른 타격폼을 선보였다. 왼손 타자인 채태인은 타석에서 투수와의 타이밍 싸움을 하면서 오른쪽 다리를 무릎 높이까지 크게 들어올렸다.

대만 현지에서 채태인은 "타격폼을 바꿨다. 히팅 포인트를 앞쪽으로 끌고 가기 위해 다리를 들게 됐다"며 "장타력을 더욱 키우기 위한 과감한 도전"이라고 설명했다.

채태인의 변신은 절실함과 위기감에서 시작됐다.

지난 시즌 채태인은 102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9푼2리, 홈런 14개, 54타점 등으로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뒀다. 그런데 올해는 갑작스럽게 슬럼프가 찾아왔다. 유난히 많은 부상에 시달렸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발목 상태가 좋지 않아 많은 훈련을 쌓지 못했고. 뇌진탕 후유증으로 쓰러지기도 했다. 개막전에서 역전 만루홈런을 터뜨리며 화끈하게 출발했지만 2군을 들락날락했다. 페넌트레이스에서의 부진을 한국시리즈에서 씻어내려고 했지만 이 마저도 여의치 않았다.

여기에 채태인은 이승엽의 복귀로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아직 계약 발표가 나지 않았지만 이승엽의 삼성행은 기정사실. 1루 수비 포지션이 중복되고, 타격 스타일도 비슷해 이중 한명은 경쟁에서 밀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채태인도 이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결국 채태인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파워'를 선택한 것이다. 타석에서의 무게감이야 말로 중심 타자에게 가장 필요한 능력이다. 이를 위해 채태인은 타자에겐 모험이라고 할 수 있는 타격폼 수정을 과감하게 결정했다.


지난해 시즌을 앞두고 일본 주니치에서 친정팀 LG에서 맹활약중인 이병규 역시 히팅 포인트를 앞으로 조금 당기면서 제2의 전성기를 누리는 중이다. 그러나 채태인이 선택한 이 폼에 치명적인 약점을 갖고 있다. 바로 몸쪽 공에 대한 대처다. 다리를 높이 들다보니 몸쪽 공에 대한 반응속도가 느릴 수 밖에 없다.

비시즌 동안 새로운 폼에 어떻게 적응하느냐에 따라 채태인의 내년 시즌 운명이 달려 있다.


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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