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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치홍의 두 발에 KIA의 기동력이 달려있다.
이런 안치홍의 모습은 선동열 감독의 마음을 흡족하게 하고 있다. 잘 알려졌듯 선 감독은 삼성 사령탑 시절, '지키는 야구'를 펼쳐왔다. 강력한 불펜과 마무리를 바탕으로 한 지키는 야구는 리드를 잡으면 불펜으로 틀어막아 역전을 허용치 않는 야구다. 마운드를 이런 스타일로 운용해온 한편으로, 공격에서는 '기동력 야구'를 추구했다. 선 감독은 거포의 장타에 의존하기 보다는 정확한 타격을 앞세우면서 발 빠른 주자들이 한 베이스 더 가거나, 도루로 상대 내야를 뒤흔드는 것을 선호했다.
그러한 선동열 감독의 '기동력 야구' 체계에서 빛을 발한 선수가 삼성 주전 유격수 김상수다. 선 감독은 지난해 초부터 삼성 주전 유격수 자리를 노쇠화 기미를 보이는 박진만이 아닌 김상수에게 줬다. 파급력이 큰 세대교체였다. 데뷔 2년차 때 주전 유격수 자리를 맡게 된 김상수는 안정된 수비와 빠른 발로 삼성의 기동력을 상징하는 선수로 성장했다.
2009년 KIA와 삼성에 입단한 안치홍과 김상수는 팀의 간판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수비는 포지션이 달라 우열을 가리기 힘들지만, 공격 면에서는 안치홍이 김상수를 능가하는 측면이 많다. 데뷔 첫 해 두 자릿수 홈런(14개)을 치면서 힘을 자랑한 안치홍은 지난해 2할9푼1리에 이어 올해는 3할1푼5리로 정확성이 상승했다. 김상수가 올해 2할7푼8리로 좋아지긴 했지만, 안치홍에 비해서는 힘과 정확성은 다소 떨어진다. 도루 능력은 김상수가 앞서있지만, 안치홍 역시 한 시즌 20도루 이상이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때문에 선 감독은 내심 안치홍이 도루 능력을 성장시키기를 바라고 있다. 안치홍 역시 "내년 시즌에는 20도루 이상을 기록하고 싶다"며 한층 기동력을 높이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