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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류중일 감독은 "고민이 많았다"고 했다. 자존심과 실리 사이에서 선택을 해야 했다. 사실 이번 아시아시리즈에서 삼성의 선발요원은 장원삼 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이다. 그래서 선택과 집중을 했다. 예선 두 번째 경기인 소프트뱅크전을 버리는 셈 치기로 한 것이다. 상대적으로 전력이 우수한 소프트뱅크전에 힘을 쏟았다가는 퉁이전까지 영향을 미칠 수 도 있다는 생각이었다. 일단 중요한 건 결승에 진출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류 감독도 한-일전은 단순한 야구경기 이상의 의미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고민을 한 것이다. 하지만 류 감독의 선택은 실리였다.
결과론적인 얘기지만 이렇게 가정을 해보자. 삼성이 소프트뱅크와의 경기에 권오준을 투입하고 경기에 졌다. 그리고 퉁이전 3-3 팽팽한 상황에서 또다시 권오준이 등판한다. 결과는 아무도 몰랐을 것이다. 특히 퉁이는 타격이 강한 팀이었다. 힘이 떨어진 권오준이 실투라도 던졌다면 바로 담장을 넘길 수 있는 타자들이 많았다. 하지만 쌩쌩한 권오준은 강력한 직구와 체인지업을 앞세워 퉁이 타선을 셧아웃 시켰다.
작전상 류 감독의 야구는 성공을 거뒀다. 하지만 일본이라 문제였다. 만약 다른 나라와의 경기에 이런 작전을 사용했다면 비난의 화살을 조금 더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자존심과 실리의 사이의 선택은 어려운 일이다. 만약 류 감독이 전면전을 펼쳤다 퉁이에 패하기라도 했다면 마찬가지로 비난의 화살이 이어졌을 것이다. 이 논란을 잠재울 수 있는 방법은 하나다. 결승전에서 다른 말이 나오지 않도록 시원하게 소프트뱅크를 꺾어버리는 것이다.
타오위앤(대만)=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