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박명환 이대진에게 한 번 더 기회준다

LG 박명환

LG가 보류 선수 명단을 발표했다.

왼손 투수 서승화를 포함해 3명의 투수가 방출됐다. 반면 LG 베테랑 투수 박명환(34)과 이대진(37)은 살아 남았다. 신임 김기태 감독은 보류 선수 명단 발표 이후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박명환과 이대진에겐 기회를 주기로 했다. 스프링캠프때 다른 선수들과 똑같이 경쟁할 것"이라며 "우리 팀엔 고참들의 역할이 필요하다. 이들의 구위가 살아난다면 큰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현재 이들은 구리 2군 캠프에서 체력 훈련을 하고 있다. 경남 진주에 머물며 마무리캠프를 지휘하고 있는 김 감독은 "구리쪽에서 매일 보고를 받고 있다. 이들의 몸 상태가 괜찮다고 들었다"며 "한때는 최고의 위치에 올랐던 투수들이다. 후배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치는 베테랑들인만큼 이들과 함께 내년 시즌을 잘 치르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의 말처럼 박명환과 이대진 모두 한때는 잘나가던 '에이스'들이었다. 박명환은 두산에서, 이대진은 KIA의 전신인 해태에서 이름을 날렸다.

박명환은 2006시즌 이후 FA(자유계약선수) 자격울 얻어 두산에서 LG로 이적했다. 당시 FA 투수 최고액인 4년간 40억원(계약금 18억원, 연봉 5억원, 인센티브 2억원)을 받았다. 하지만 이적 첫 해인 2007년에만 10승6패를 기록했을 뿐, 2008년 6월 오른 어깨 관절경 수술 이후 재활에만 몰두하며 2년여 동안 단 1승도 챙기지 못했다. 2010년엔 재활에 성공해 1군 무대에 나서기는 했지만 4승6패 방어율 6.63을 기록하며 기대에 못미쳤다. 2011시즌을 앞두고는 LG가 도입한 '신연봉제'의 최대 피해자가 돼 전년도 연봉 5억원에서 무려 90%가 삭감된 5000만원을 받았다. 구위도 살아나지 않아 올시즌엔 단 한번도 1군에 올라오지 못한 채 2군에서 시간을 보냈다.

이대진은 올시즌 도중 KIA에서 웨이버 공시된 뒤 LG가 영입을 했다. LG 이적 이후 2경기에 등판해 1이닝 2볼넷 1삼진 무실점을 기록한 바 있다.

이들 모두 예전같은 기량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박명환은 수술 이후 구위가 떨어졌다. 직구와 슬라이더 등 2가지 구종을 던진다. 예전엔 공의 스피드가 빨라 통했지만 지금은 구속이 떨어졌다. 단순한 구종도 약점으로 떠올랐다. 박명환이 살아남기 위해선 스피드를 끌어올리던가, 아니면 또다른 구종을 개발해야 한다.

김 감독이 희망적으로 보는 점은 구속을 끌어올릴 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대진 역시 박명환과 비슷한 숙제를 안고 있다. 제구력만큼은 여전히 손색이 없다. 하지만 구속에 대한 부족함을 채워야만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게 된다.

이들에겐 이번 겨울이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다.


신창범 기자 [e-mail]

LG 이대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