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현의 성공, 윤석민 몸값에도 영향 준다

김남형 기자

기사입력 2011-11-27 14:05


정대현이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하면, 미국 구단의 한국프로야구 선수에 대한 가치평가도 달라질 것이다. 지난 2000년 시드니올림픽때 대표팀에서 던지고 있는 정대현의 모습. 스포츠조선 DB

정대현의 성공 여부가 윤석민의 몸값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SK에서 FA 자격을 얻은 언더핸드 정대현이 메이저리그 볼티모어 오리올스 입단을 눈앞에 두고 있다. 최종 성사되면, 한국프로야구 선수가 메이저리그로 직행하는 첫 사례로 남게 될 것이다. 다소 뜻밖이었고, 그만큼 놀라운 사건이기도 하다. 국내팬들에게 익숙하고 정들었던 투수가 미국 무대에서 뛰는 걸 본다는 건 분명 즐거운 일이다.

정대현의 미국행은 또다른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향후 메이저리그에 도전하는 국내 투수들의 몸값 기준이 상향조정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올한해 KIA 윤석민이 메이저리그 진출과 관련해 의욕을 보여 화제가 됐다. 풀타임 7시즌을 마쳤기 때문에 구단 승낙하에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미국 구단으로 이적하는 게 가능한 사례였다. 결국엔 KIA 구단이 반대했고 윤석민도 시기를 늦추면서 없던 일이 됐다.

그런데 윤석민은 어차피 포스팅시스템을 거쳐도 높은 금액을 보장받기 힘들다는 게 현장에서 일하는 전문가들의 의견이었다. 미국과 일본에서 일하고 있는 에이전트 및 스카우트들은 "한국 선수가 곧바로 미국으로 가는 케이스에선 아직까지는 포스팅 금액이 높게 나오기 힘들다. 또한 선수 연봉도 첫해에는 절대 높을 수 없다"고 말했다. 명확한 기준은 없지만 포스팅 금액이 적어도 300만달러 이상이 돼야 KIA 구단이 윤석민을 내주는 대가로 여길만하다. 그게 아니라면 KIA가 미국으로 보낼 이유가 없다. 윤석민 본인의 연봉도 첫해에는 100만달러가 쉽지 않을 수도 있다는 설명이었다. 한국프로야구는 여전히 '검증된 시장'은 아니기 때문이다.

마쓰자카 다이스케가 2006년말 메이저리그 포스팅시스템에 참여했을 때 포스팅 금액만 5111만달러가 나왔다. 마쓰자카는 6년간 5200만달러란 거액 계약에 성공했다. 현재 뉴스의 초점이 되고 있는 다르빗슈 유는 포스팅금액만 1억달러가 넘을 것이라는 전망까지 있었다.

중요한 건 일본 케이스라는 점이다. 노모 히데오와 사사키 가즈히로, 이치로와 마쓰이 히데키 등을 통해 일본프로야구 톱클래스 선수는 미국에서도 통한다는 사례가 이어졌다. 반면 한국 선수들은 아직 그런 사례가 없다. 근본적으로 미국쪽에선 한국프로야구를 일본프로야구에 비해 한수 낮은 레벨로 평가하고 있다. 그러니 한국프로야구에서 아무리 좋은 성적을 올려도 곧바로 미국에 가서 높은 연봉을 받기는 어려운 게 현실이었다. 미국쪽 스카우트들은 "한국 선수들은 곧바로 높은 연봉을 받기 원하지만 현실적으론 어렵다. 일단 한시즌을 뛰면서 기량을 증명하는 게 우선이다"라고 말한다. 바로 이같은 이유로 인해 미국 진출을 언급하던 선수들도 결국엔 일본으로 방향을 트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정대현이 2년간 총액 320만달러라는, 그간의 상식으로는 다소 놀라운 몸값을 받게 됐다. 정대현은 각종 국제대회를 통해 미국쪽에 강렬한 이미지를 심어왔다. 게다가 '중간계투로서는 분명 미국에서도 효율적일 것'이라는 믿음이 더해진 케이스다.


결국 정대현이 미국에서 성공하면, 이는 향후 국내 선수들의 미국 진출시 몸값 상승에 도움이 될 것이다. 구체적인 사례가 발생하고, 눈으로 확인이 되면, 메이저리그 관계자들도 한국프로야구 선수들에 대한 가치를 상향조정할 것이다.


김남형 기자 sta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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