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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시 전력을 동시에 3명이나 잃은 LG는 당장 내년 시즌을 걱정하게 됐다. 하지만 이 보다 더 아픈 일이 벌어졌다. 이들 3명은 하나같이 LG를 향해 서운한 감정을 드러냈다. 이택근과 송신영은 "마음이 편한 곳에서 뛰고 싶었다"며 이적 이유를 밝혔다. 이 정도까지는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난 14년 동안 LG 유니폼을 입었던 주전 포수 조인성의 발언에 LG 백순길 단장은 서운함을 넘어 "괘씸하다"고 표현했다.
조인성은 이적 후 인터뷰에서 "LG의 무성의한 태도에 FA들이 떠났다"고 구단을 비난한 뒤 "LG와의 협상 마지막날 잠실구장 주차장 승용차 안에서 밤 12시까지 기다렸지만 전화 한 통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백 단장은 조인성과의 협상 과정을 털어놓았다. 백 단장은 "조인성에겐 삼성 포수 진갑용을 기준으로 제시했다. 지난해 준우승과 올해 우승을 이끈 진갑용이 2년 12억원을 받았는데 조인성에게 그 이상을 줄 수는 없었다. 진갑용과 비슷한 수준의 조건으로 제시했다"며 "구단의 제시액을 조인성은 받아들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협상 결렬 이후의 일들도 들려줬다. 백 단장은 "협상 마지막날인 19일이 지나고 이틀 뒤인 21일 월요일 오후 3시쯤 조인성과 전화 통화를 했다. 조인성이 개인 훈련을 하고 있다고 말해 LG와 다시 협상할 수 있는 12월10일까지 몸을 만들고 있으라고 했다. 다시 만나면 더 좋은 조건으로 협상하자는 말까지 남겼다. 이렇게까지 했는데도 LG에 대해 서운하다, 구단이 움직이지 않았다고 비난하는 걸 보면서 내가 선수를 너무 믿었나 하는 후회마저 든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