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치 아픈 양승호 감독 "대호도 가고, 원준이도 가고"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1-11-22 08:54



"대호도 가고, 원준이도 가고~"

98년 해태의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된 뒤, 당시 팀을 이끌던 김응용 감독(전 삼성 사장)은 "(선)동열이도 가고, (이)종범이도 가고"라는 말로 한탄했다. 두 사람 모두 일본프로야구 주니치로 이적하며 전력이 급격히 약해진 팀 상황을 빗대 한 말로 지금까지도 많은 팬들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다.

이제는 롯데 양승호 감독이 똑같은 상황에 처했다. 팀의 투-타 간판을 모두 잃은 채 내년 시즌을 맡게 됐다. 4번타자 이대호는 FA로 풀린 후 해외 진출을 선언했고 15승 투수 장원준은 경찰청에 입대를 앞두고 있다. 여기서 그치면 다행이다. 양 감독이 무한 신뢰를 보내던 불펜 필승조 임경완이 SK로 떠났으며 백업포수 장성우 역시 장원준과 함께 경찰청에 입대 예정이어서 더욱 골치가 아프다.

양 감독은 "정말 난감한 상황이다. 시즌이 끝났는데도 머리가 아프다"며 어려운 상황에 대한 심경을 밝혔다. 양 감독이 특히 주목하는 부분은 마운드다. 양 감독은 "이대호의 공백은 말할 것도 없이 뼈아프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마운드"라며 "장원준과 임경완이 빠진 롯데 마운드를 생각해보라. 일단 구단에 FA 투수들을 최대한 잡아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타자보다는 투수력 보강에 더욱 힘을 쏟고 싶다는 의미였다.

롯데가 잡을 수 있는 유력한 후보는 이승호. 또 롯데는 정대현까지 노리고 있다. 물론 미국 진출이 여의치 않아 한국으로 돌아온다는 가정 하에서다. 양 감독은 이 두 선수에 대해 "별다른 평가가 필요한가. 있으면 무조건 팀에 큰 도움이 될 선수들"이라며 필요성을 역설했다.

양 감독은 FA 뿐만 아니라 다각도로 전력보강을 구상중이다. 특히 트레이드를 통해 전력을 보강하고 싶다는 뜻을 나타냈다. 유망주가 많은 롯데 사정상 선수 대 선수 트레이드가 아닌 현금 트레이드를 의미하는 것이었다. 1번 목표는 무조건 마운드다. 하지만 수준급 투수를 내주고픈 구단을 없을테니 결과를 두고 볼 일이다. 2순위는 장성우를 대체할 백업포수의 영입이다. 어느정도 경험이 있는 백업 요원 중 1명을 물색하겠다는 계산이다.

절박한 사정상 롯데는 22일 열린 2차 드래프트도 유심히 관찰했다. 그리고 대어급 외국인 투수를 영입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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