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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훈련만이 살길."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11-11-17 14:49


용인 삼성트레이닝센터에서 재활 훈련을 갖고 있는 이승엽이 인터뷰에 응했다.
용인=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1.11.17

이승엽이 국내 복귀를 위해 일찌감치 땀을 흘리기 시작했다.

이승엽은 17일 용인에 위치한 삼성 트레이닝 센터(STC)에서 재활을 겸한 개인훈련을 하고 있었다. 아직 삼성과 계약은 하지 않은 상태지만 삼성구단측의 배려 덕분. 이승엽은 "체계적으로 재활과 훈련을 할 수 있어서 너무 좋다"면서도 계약을 안한 상태라 아무래도 조심스러운 모습. 농구 배구 등 타 종목 선수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트레이닝장 내부 취재가 제한됐고 오전 훈련을 마친 뒤에야 이승엽과의 인터뷰가 성사됐다.

만약 지금도 오릭스 선수라면 이승엽은 현재 휴식을 취할 때다. 보통 11월은 쉬고 12월부터 개인훈련으로 몸을 만들어왔던 것과는 달라진 모습이다. 지난해에도 이승엽은 12월 10일 오릭스와 계약을 한 이후 13일부터 경산볼파크에서 개인 훈련을 시작했다.

그러나 이번엔 일찍 훈련에 나섰다. 한국야구에 빨리 적응하는 길은 훈련밖에 없다고 믿기 때문이다.

"내년 시즌에 홈런을 몇개 치고 타율을 얼마만큼 올리겠다는 말씀을 드리기가 힘들다. 8년간 한국에서 야구를 안했기 때문에 얼마나 달라졌는지 모르고 상대하지 못했던 투수들이 대부분이라 적응이 필요하다"는 이승엽은 "잘 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하는게 중요하다. 준비는 곧 훈련이 아니겠는가. 연습을 많이해서 빨리 적응하는게 중요하다"고 했다.

지난 8월 경기중 다친 왼쪽 어깨에 대한 재활 위주로 훈련을 하고 있는 이승엽은 "당시엔 팔을 올리지 못할 정도로 통증이 있었는데 시즌 중이라 쉴 수가 없었다. 시즌 끝나고 한달 가까이 쉬어서 그런지 예전보다 많이 좋아졌다"면서 "지금도 기술훈련을 못할 것은 아니지만 이곳(STC)에서 기술훈련을 해도 좋다는 얘기가 나오면 그때부터 방망이를 잡을 계획"이라고 했다.

자연스럽게 계약 얘기가 나왔다. 오릭스에서 일찍 계약을 해도 괜찮다라고 양해를 했지만 아직 삼성과는 협상 테이블을 차리지 못했다. "아시아시리즈가 끝난 이후에 만나는 횟수가 많아지지 않겠냐"는 이승엽은 "계약이 미뤄질수록 추측성 루머도 많이 나올 수 있어 원만하게 빨리 해결되면 좋겠다"고 바람을 비쳤다. 이대호나 김태균보다 더 많이 받는 것이 자존심을 지키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그건 자존심이 아니라 욕심이다"라고 대답. "내가 그들보다 더 큰 금액을 받는 것은 하늘이 무너지는 것 보다 더 어려운 일이다. 그런 것을 바라면 안된다"라며 "혐상을 통해 적절한 접점을 찾겠다"고 했다.

시즌 후반에 일찌감치 한국행을 결정했었다는 이승엽은 "지금도 가만히 있다가 웃음이 나온다"며 한국으로의 복귀에 대한 즐거움을 말했다. 스프링캠프를 위해 한국을 떠날 때면 걱정부터 앞섰다고. 성적에 대한 스트레스가 아닌 사람으로서의 외로움과 가족과 친한 벗들에 대한 그리움이 컸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국에 오면 친한 사람도 많고 속내를 터놓고 얘기할 사람도 많은데 일본은 그렇지 않았다. 일본에서도 다들 친절하게 잘해주셨는데 내가 속내를 터놓고 말할 수 있는 일본어 구사가 힘들었다. 야구장에서야 어느정도 얘기가 되지만 생활적인 측면에서의 언어구사는 쉽지 않았다. 아무래도 커뮤니케이션이 잘 안되니까 그랬던 것 같다"고 했다.


일본으로 떠나기전까지 기록의 사나이였던 이승엽은 일단 28개가 남은 통산 최다홈런 신기록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리고 한-일 통산 500홈런과 2000안타도 노린다. "두 리그가 달라 공식적인 기록은 안되겠지만 나 개인적으로는 기념이 될만한 기록인 것 같다"면서 "통산 500홈런과 2000안타를 기록하면 내 스스로가 거울을 보면서 '대단하다'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이승엽은 한국에서 9년간 1286안타와 324홈런을 기록했고, 일본에서의 8년 동안 686안타, 159홈런을 올렸다. 개인 통산 1972개의 안타와 483홈런을 기록하고 있어 2000안타에 28개, 500홈런에 17개만 남겨두고 있다.

이승엽은 19일 박찬호 야구캠프에서 어린 선수들과 만나고 다음주엔 해외로 가족여행을 다녀온 뒤 훈련을 하며 삼성과 입단 협상을 할 예정이다.
용인=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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