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협상 전원 결렬' LG, 외부로 눈 돌릴까?

LG가 4명의 FA(자유계약선수)와 1차 협상을 했지만, 소득을 얻지 못했다. 외부 FA로 눈을 돌릴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14일 1차 협상에서 금액을 두고 구단과 큰 입장차를 확인한 조인성(왼쪽)과 이택근. 스포츠조선DB

LG가 '내부 FA' 대신 '외부 FA'를 선택할까.

LG가 팀내 FA(자유계약선수) 4명과 1차 협상을 마무리했다. 소득은 없었다. 네명 모두 구단 제시액과 차이가 큰 액수를 말했다.

첫번째 협상테이블부터 기류는 좋지 않았다. 지난 2년간 좌완 원포인트 릴리프로 쏠쏠한 활약을 보인 이상열과 11일 처음 만났다. 계약기간은 비슷하게 맞았지만, 액수 차이가 컸다. LG는 합리적인 금액을 제시했다 말했고, 이상열은 턱없이 적은 액수라고 했다. 금액 얘기가 나오자마자 대화는 끝났다. 13일에는 송신영과 만났다. 점심식사를 겸해 가볍게 만난 자리였지만, 서로를 바라보는 시선은 조금 달랐다. 조만간 다시 만나기로 했지만, 송신영이 시장에 나올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택근과 조인성과 만난 14일에도 합의는 없었다. 오후 1시 구단 사무실을 찾은 이택근은 구단 제시액에 크게 실망한 채 발걸음을 돌렸다. 그는 "말하기도 창피한, 말도 안되는 액수"라며 "LG에서 나가란 소리로 들린다"고 말하며 격앙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오후 4시쯤 방문한 조인성도 구단과 온도차를 확인하고 헤어졌다.

FA 시장의 판이 커지면서 선수들의 목소리도 높아졌다. 하지만 LG는 느긋하다. 무엇보다 선수들에게 끌려가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원 소속구단과 우선협상기간인 19일까지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시장에서 평가를 받고 와도 좋다는 생각이다. 이유가 있다. 타 구단에서 쏠쏠한 FA들이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4명의 FA 중 이적생이 발생할 경우 LG는 보상금액과 보상선수를 챙길 수 있다. 여기서 발생한 실탄으로 외부 FA 영입으로 눈을 돌릴 수 있다. 지금 팀내 FA들과 협상이 지지부진한 건 LG 뿐만이 아니다. 특히 SK와 시각차가 큰 정대현과 '작은' 이승호(배번 20)는 당장 LG의 가려운 곳을 긁어줄 수 있는 선수들이다.

협상을 전담하고 있는 김진철 운영팀장은 스포츠조선과의 전화통화에서 "4명 모두 잡겠다는 방침은 변함이 없다. 하지만 첫 협상 결과 우리가 정해놓은 가이드라인과 크게 벗어나는 선수들이 있었다"며 "다시 만나보겠지만, 막무가내로 나온다면 합의점을 찾지 못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협상 전부터 백순길 단장이 밝힌 '시장의 평가에 따른 합리적 금액 제시'라는 기조는 여전했다.

이전과는 분명 다른 협상 형태다. 외부 영입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지만, 부정도 하지 않았다. 김 팀장은 "FA는 여러가지 선수 영입 방법 중 하나다. 우리는 항상 열려 있다. 특히 1년에 한 번 있는 FA 아닌가"라며 "시장에 우리가 원하는 선수가 나온다면, 적극적으로 영입 전선에 뛰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내부 FA 단속도 버거울 것으로 보였지만, 판도는 예상과 다르게 흘러가고 있다. 아쉬울 건 없다. 외부에도 좋은 선수는 충분하다.


이명노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