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빠진 한국시리즈, 대안은 없나

신보순 기자

기사입력 2011-11-02 13:59


삼성이 지난달 31일 잠실야구장 열린 한국시리즈 5차전 SK와 경기에서 1대0으로 승리하며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류중일 감독(왼쪽)이 한국시리즈 감독상을 수상하자 삼성 선수들이 삼페인 세례를 퍼부으며 축하해주고 있다.
잠실=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삼성의 우승으로 막을 내린 2011 한국시리즈. 평가가 엇갈린다.

우선 수준높은 수비와 마운드 등으로 '명품 시리즈'였다는 의견이 있다. 반면, 지친 SK의 무기력함에 '맥빠진 시리즈'라는 평가도 있다. 분명한 건, SK가 그렇게 물러날 팀은 아니었다는 사실이다. 준플레이오프부터 올라오면서 바닥난 체력이 결국은 걸림돌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해마다 나오는 소리가 또 들린다. "1위팀의 매리트가 너무 크다"는 목소리다. 현 포스트시즌 제도에서 3,4위 팀이 우승을 바라는 건 기적이라는 지적이다. 변화가 없다면, 한국시리즈는 맥이 빠질 수 밖에 없다는 말도 덧붙인다. 실제 2002년부터 올해까지 한국시리즈 우승팀은 정규시즌 1위팀이었다. 2001년 3위 두산이 마지막 기적의 팀이었다. 그나마 그 때는 준플레이오프가 3전2선승제였다. 2009년부터 준플레이오프는 5전3선승제로 치러지고 있다.

이런 목소리에 대해 한국야구위원회(KBO)는 "고민하고 있는 부분이다. 보완책에 대해 계속 논의 중"이라고 했다. 어떤 식으로든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현 포스트시즌 제도의 문제점, 그리고 대안은 무엇일까.

왜 5-5-7인가

포스트시즌 제도는 자주 변했다. 원년에는 전-후기리그 우승팀끼리 한국시리즈를 치렀다. 이어 86년에 플레이오프 제도가 도입됐다. 준플레이오프가 추가된 건 89년이다. 99,2000년에는 매직-드림의 양대리그가 시행됐고, 2001년 다시 준플레이오프 제도가 체택됐다. 그동안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현재의 방식은 2005년에 이어 2009년부터 다시 실시되고 있는 제도다.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 5전3선승제, 한국시리즈 7전4선승제다. 그럼 왜 5-5-7경기일까.

여기에는 현장의 목소리와 흥행이란 요소가 들어있다. KBO 정금조 운영팀장은 "준플레이오프를 3전2선승제로 하니까 3,4위팀들이 단판승부를 치르는 것 같다는 불만을 털어놓았다. 어렵게 올라왔는데 너무 빨리 끝나지 않느냐는 것이다. 그래서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 5전3선승제로 늘렸다"며 "경기가 늘어나면 흥행에도 물론 도움이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의 팀수와 리그 운영방식을 감안했을때 5-5-7이 가장 합리적이란 것이 KBO의 판단이다. 단 1위팀의 매리트 과다라는 지적이 많아 보완책 마련을 위해 여러가지 방안을 두고 논의중에 있다"고 했다.


대안은?

미국과 일본은 리그가 나뉘어 있다. 리그 순위에 따라 포스트시즌 매치가 이뤄진다. 물론 와일드카드(메이저리그) 등의 '특별법'도 있다.

한국은 단일리그다. 이 차이에서 한가지 대안이 나온다. 양대리그제다. 어떻게 보면, 궁긍적인 해결책이다.

현재로서는 힘들다. NC가 1군에 합류한다고 해도, 9팀이다. 최소 10팀은 돼야 정상적인 양대리그가 운영된다. 시간이 필요하다.

차선책은 포스트시즌 기간을 늘리는 것이다. 현재는 경기수를 다 채울 경우 휴식일이 하루밖에 되지 않는다. 이번에 SK가 플레이오프를 5차전까지 치르면서 하루 쉬고 곧바로 한국시리즈에 들어가야 했다. 이 휴식기간을 늘려주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규시즌 개막을 앞당기는 등의 방법을 써야 한다. 이 안에 대해서는 KBO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의 경기수 조절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어떤 방식을 선택하든, 분명한 건 하나다. 보완책이 필요한 시점이 됐다.
신보순 기자 bsshi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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