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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없이 흘러오던 제도는 84년 삼성의 '져주기 사건' 이후 첫번째 개혁을 맞았다. 삼성은 84년 전기리그 1위를 차지한 뒤 후기리그 막판 고의적 패배로 한국시리즈 상대로 껄끄러운 OB 대신 롯데를 골랐다. 최동원의 역투로 롯데가 첫 우승을 차지했지만, 이를 계기로 한국야구위원회(KBO)는 포스트시즌 제도에 매스를 댔다. 85년부터 전기리그 1위 팀은 한국시리즈에 직행하고, 후기리그 1위 팀과 통합승률 1위 팀이 플레이오프를 치르기로 한 것. 하지만 이 제도는 한차례도 쓰지 못한 채 사라졌다. 당시 삼성이 전기리그와 후기리그 1위를 휩쓸면서 통합우승을 차지했다.
86년부터는 머리를 싸매야할 만큼 복잡한 방식이 등장했다. 전-후기 모두 2위 안에 들 경우 한국시리즈 직행, 한 번만 들 경우 플레이오프 진출하는 제도였다. 해태는 이 제도의 최고 수혜자였다. 86년부터 88년까지 3년 연속 우승을 차지한 해태는 86년과 88년 이 제도로 인해 한국시리즈에 직행했다.
하지만 합리적으로 보였던 이 제도 역시 불만을 자아냈다. 승률 5할도 안 되는 팀이 포스트시즌에 오르고, 4위 팀이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는 것이 합리적이냐는 말이 나왔다. 결국 95년에는 3,4위 팀간 승차가 3.5경기 이상일 경우 준플레이오프를 치르지 않는다는 규정을 도입하기도 했다. 하지만 95년 포스트시즌 관중 감소로 인해 이 규정은 폐지됐다.
99년부터는 양대리그가 도입됐다. 드림리그와 매직리그로 나뉘어 크로스 토너먼트로 포스트시즌을 치렀다. 하지만 플레이오프가 동시에 열리면서 팬들의 집중도를 떨어뜨리는 맹점을 안고 있었다. 2000년에는 드림리그 3위 삼성이 매직리그 1,2위 팀보다 승률이 높은 기현상이 벌어지면서 합리성이 떨어진다는 지적까지 받았다.
결국 2001년부터 '계단식 시스템'이 재도입됐다. 준플레이오프 경기수만 조금 바뀌었다. 3전2선승제의 준플레이오프는 2005년 한차례 5전3선승제로 치러진 뒤, 2008년부터 5전3선승제로 정착됐다. 2008년에는 플레이오프를 7전4선승제로 치렀다 현장의 반발로 다시 5전3선승제로 환원됐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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