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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최동수, "오승환의 변화구 노리면 바보다"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1-10-28 19:36




"변화구 노리면 바보지. 직구만 노려도 못 치는데…."

SK 최동수는 포스트시즌 내내 취재진을 몰고 다녔다. 대화를 나누다 보면 베테랑 다운 연륜이 느껴진다. 이날도 화제의 중심에 있었다. 바로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삼성 마무리 오승환을 상대로 안타를 때려냈기 때문. 최동수는 1-2로 뒤진 8회초 2사 1,2루서 오승환의 2구째 직구를 때려 중전안타를 만들어냈다. 2루 주자였던 최 정이 홈에서 아웃된 것이 못내 아쉽지만, 최동수는 이 안타로 오승환의 공이 충분히 공략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했다.

최동수는 취재진에게 "오승환의 변화구를 노리는 것은 바보같은 짓"이라고 말했다. 곧이어 "직구만 노려도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무슨 의미일까. 최동수는 "이런 큰 경기에서 마무리 투수는 가장 좋은 공을 던질 수 밖에 없다. 오승환은 당연히 직구다. 직구를 던질 수 밖에 없다"며 "오승환은 변화구가 좋은 투수는 아니다. 직구가 워낙 좋기 때문에 변화구에 반응 안 할 수가 없는 것이다. 하지만 직구만 노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동수는 계속 설명을 이어갔다. 그는 "직구를 노리다 변화구가 들어왔을 때 완벽하게 치는 건 불가능하다. 그걸 하는 선수가 대단한 것"이라며 "오승환은 투피치 투수다. 선택의 어려움이 없다. 공이 워낙 좋지만 몰리는 공은 있다. 그걸 쳐야 한다"고 했다.

타석에서 본 오승환의 공은 어땠을까. 최동수는 "오승환의 직구는 홈플레이트에서 '슉'하고 떠오른다. 낮았다고 생각하는 공은 스트라이크가 된다. 스트라이크라고 생각한 공은 높게 들어와 헛스윙을 유도한다"며 "지금 공이 시즌 때보다 훨씬 좋다"고 밝혔다.

최동수는 경기 전 오승환을 봤을 때 느낀 점도 꺼내놓았다. 그는 "몸을 풀 때 롱토스 하는 걸 유심히 봤다. 근데 공이 낮게 깔려서 라이너성으로 날아가더라. 그런 공은 88년 이후 처음 본다"며 "당시 올림픽 예선으로 기억되는데, 우리 선발투수가 박동희, 일본 선발투수가 노모였다. 그때 두 투수가 롱토스 때 그런 공을 던졌다"고 했다. 곧이어 "난 오승환의 롱토스를 보고 빨래를 너는 줄 알았다. 그게 아니라면 레이저를 쏘는 것 같았다"고 말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한편, 최동수는 3차전에 6번-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SK 이만수 감독대행은 "오승환의 그 정도로 칠 정도면 선발로 나가도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곧이어 덕아웃에 앉아있던 최동수에게 "오승환 실투 안 놓칠 수 있냐"며 "허벅지 다치지 않을 만큼 열심히 뛰어줘라. 2개만 바란다"며 애교 섞인 부탁을 했다.


인천=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26일 대구구장에서 2011프로야구 한국시리즈 SK와 삼성의 2차전 경기가 열렸다. 8회 1사 1,2루에서 삼성 오승환이 SK 최동수에게 중전안타를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 중견수 이영욱의 기막힌 홈송구로 득점을 저지하며 이닝을 마쳤다. 대구=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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