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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부상 악령' SK 마운드, 돌파구는 있나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1-10-27 12:02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패하며 삼성에 시리즈 전적 2대0으로 끌려가게 된 SK가 경기 종료 후 그라운드를 빠져나가고 있다. 2차전 선발로 등판했던 윤희상(오른쪽)과 SK 투수들이 그라운드를 빠져나가고 있다.
대구=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1.10.26


선발과 불펜 모두 빨간불이 켜졌다.

SK에게 한국시리즈 2차전은 힘들 수 밖에 없었다.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깜짝 호투를 이어가던 선발 윤희상이 어깨 통증으로 1이닝 만에 교체됐다. 긴 이닝을 소화해주길 기대했던 두번째 투수 이승호 역시 실밥에 채여 왼손 네번째 손가락 찰과상을 입고 2⅔이닝 만에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결국 필승조 박희수에게 과부하가 걸렸다. 5회 2사 후 등판한 박희수는 6회 2사 만루의 위기를 넘지 못했다. 배영섭에게 2타점 결승타를 허용했다. 예상치 못한 부상 악재에 마운드 운용이 꼬일 수 밖에 없었다.

SK 이만수 감독대행 역시 경기가 끝난 뒤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 감독은 "경기 전 김상진 투수코치가 윤희상 어깨 상태가 좋지 않다고 보고했다. 윤희상이 빨리 내려가면서 투수들이 미리 나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희수가 만루 위기를 맞았을 때 교체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엄정욱을 올리고 싶었지만, 뒤에 정대현 하나 밖에 없었다. 어쩔 수 없었다"고 밝혔다.

윤희상과 이승호의 부상은 2차전을 넘어 시리즈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윤희상은 5차전 또는 6차전에 한차례 더 나서야 할 선발 투수다. 본인 스스로 마운드에서 던지기 힘들 것 같다는 의사를 표시할 정도로 상태는 좋지 않다. 선발 자원이 많지 않기에 윤희상의 부상은 더욱 아쉽다.

부진에 빠져있는 에이스 김광현은 4차전 또는 5차전에 선발 등판할 것으로 보인다. 마운드 운용 계획을 짜는 김상진 투수코치는 "김광현을 불펜으로 내보내는 일은 없을 것이다. 나가면 무조건 선발"이라고 못박았다. 하지만 그 이후가 문제다. 고든은 1,2차전에서 각각 1⅓이닝, 1이닝을 던졌다. 총 39개의 공을 던졌지만, 당장 선발로 나오기는 쉽지 않다. 이 감독 역시 "고든은 투구수 50개 미만으로 던질 때 가장 좋다"고 했다. 또한 다시 선발로 나섰을 때 불펜 등판 여파가 나타날 수도 있다. 현재 1차전에 선발 등판한 좌완 고효준을 제외하곤 선발 등판이 가능한 투수도 마땅치 않다. 사이드암 투수 이영욱이 선발을 소화할 수 있지만, 이번 포스트시즌 내내 불펜에서만 대기했다. 중간계투에 맞게 몸을 만들어왔다. 갑작스러운 보직 전환은 쉽지 않다.

이승호의 부상은 불펜진에 악재다. 이승호는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 때 1경기 씩 등판했다. 박희수 정우람 정대현 엄정욱 등 필승조에 비해 체력 소진이 적었다. 지친 기색이 역력한 필승조에 힘을 보탤 수 있었다. 게다가 좌완투수 박희수가 롯데와의 플레이오프 5차전(⅓이닝 3실점)에 이어 한국시리즈 2차전(1이닝 2실점)서도 부진했다. 이승호의 활용폭이 커질 수 있었지만 중요한 순간에 손가락 부상을 입었다. 부상 부위가 공을 쥐는 곳이기에 투구에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원정에서 당한 2연패. 그보다 뼈아픈 것은 윤희상과 이승호의 부상이다. 대체 자원을 선발할 수도 없는 단기전이다. SK가 이 위기를 어떻게 돌파할까.


대구=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SK 이만수 감독대행이 26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4회 이승호 투수를 고든으로 교체하고 있다. 직접 마운드에 올라 이승호를 위로하고 있는 이 대행.
대구=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1.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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