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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어쩔수 없었다. 쉬면서 준비한 팀과, 매일 혈전을 치르면서 올라온 팀의 차이였다. 한국시리즈 1차전, SK 불펜은 '보리 고개'를 넘어야 했다.
하지만 지친 불펜을 감안, '한타자만 더'라는 바람이 욕심이었다. 4회 1사 1,2루에서 삼성 채태인이 섰다. 왼손이라, 좌완 고효준이 책임질만 했다. 결과는 삼진. 평소같으면 여기까지가 고효준의 역할이었다. 그런데 신명철까지 상대하게 했다. 그리고는 결승 2루타를 맞았다. 그 뒤 고든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결과론이라고 말할수도 있다. 하지만 결국 한템포 늦춘 고효준의 교체가 패착이 됐다. 만약, 불펜의 여유가 있었다면 고든이 일찍 올라올 수 있었다.
앞으로 경기에서도 이런 마운드 운영의 부담은 계속될 수 밖에 없다. 반면, 삼성은 더 여유가 넘칠 것이다. 힘겹게 올라온, 3위팀의 비애다.
없는 살림에서 쥐여짜야 하는 SK다. 최고 자랑인 불펜 운영을 과연 어떻게 할지,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할 때다.
대구=신보순 기자 bsshi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