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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스트라이크 후 정신을 차려보니 박진만 선배님이 보였어요."
손아섭은 "타석에 들어서기 전 김무관 타격코치님께서 '밀어치라'는 조언을 해주셨다. 그런데 2스트라이크를 당할 때까지 그 말을 머리속에서 하얗게 잊고 있었다"고 했다. 극도의 긴장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는 "헛스윙을 한 후 전광판 스트라이크 표시가 2개로 올라가는 순간 정신이 확 들었다. 그리고 고개를 돌렸을 때 SK 유격수 박진만 선배님의 모습이 확 들어왔다"고 밝혔다. 그 때부터는 무조건 그쪽으로 공을 보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도 덧붙였다.
이 안타가 손아섭을 기쁘게 한 이유가 한 가지 더 있었다. 경기 전 만난 손아섭은 "정말 욕을 많이 먹은 것 같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1차전 결정적인 병살타에 이어 플레이오프 내내 찬스에서 초구를 공략해 아웃당하고 지나치게 큰 스윙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 경기 후 마음의 짐을 조금은 덜어낸 모습이었다. 그는 "5차전에서도 조금 더 공을 보고, 팀에 도움이 되는 배팅을 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