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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은 고래를 춤추게 하고, '치용'은 '만수'를 들뜨게 한다.
그때였다. 마침 안치용이 배팅훈련을 하려고 이 감독의 앞쪽으로 지나갔다. 이 감독은 장난스러운 웃음을 짓더니 대뜸 안치용을 불러세웠다. 전날의 짜릿했던 홈런을 다시 한번 부탁하기 위해서였다. 그 장면으로 함께 돌아가보자.
이 감독 : 치용아, 어이 치용아. 너 솔직히 어제 일부러 그랬지? 화면에 한 번 더 나오려고 홈 베이스 안 밟고 덕아웃에 오다가 다시 돌아가 밟은 거잖아.
이 감독 : 정말 아니야? 뭐 어쨌든 우리 치용이가 최고다. 치용아, 내가 기자분들한테 네 자랑 많이 했다. 오늘도 잘해라~
안치용 : (말없이 주먹을 쥔 한 손을 위로 막 휘두른다. 이만수 감독대행의 제스추어를 흉내내는 것이다.)
이 감독 : (껄껄 웃으며) 그래, 내가 제발 그렇게 하게 좀 쳐줘. 오늘 네가 또 홈런치면 이번엔 두 손 다 흔들어줄게.
안치용 : (씨익 웃으며) 알겠습니다. 기다려보세요.
드디어 원하던 다짐을 안치용으로부터 얻어낸 이 감독은 다시 한번 "너만 믿는다"며 2차전에서 안치용의 파이팅을 기원했다. 표정은 벌써 승자가 된 듯 했다.
부산=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