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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2011시즌도 몇경기 남지 않았다. 그런데 아직 모른다. 1위와 꼴찌만 정해졌을뿐, 나머지 순위는 혼전이다. 보기 드문 접전이다.
또 보기 드문 현상이 있다. 1위 삼성과 꼴찌 넥센의 행보다. 순위가 결정됐으니, '살살'한 만 하다. 그런데 아니다. 이를 악문다. 왜 그럴까.
가장 큰 이유는 프로정신이다. 운동장을 찾는 팬들에게 최선의 플레이를 보여주자는 것이다. 넥센 김시진 감독은 선수들에게 "운동장을 찾은 팬들에게 최고의 모습을 보여줘야 되지 않겠나. 그런 자세가 안돼 있다면 필요가 없다"고 강조한다. 삼성 역시 마찬가지다.
여기에는 달라진 관전문화에 대한 철저한 서비스 정신도 깔려있다. 시즌막판이지만 팬들의 발길은 줄어들지 않는다. 순위는 상관없다. 승부가 아닌, 야구를 즐기는 관전문화의 변화다.
1일 잠실경기가 그랬다. 이날 두산-LG전에는 2만명이 넘는 팬들이 찾았다. 라이벌 대결이라고는 하지만, 두팀 다 4강에서 탈락한 '김빠진 카드'였다. 더군다나 일찌감치 4강싸움에서 밀렸던 두산은 시즌관중이 120만명을 넘었다. 이제는 프로야구가 확실한 '국민의 레저스포츠'로 자리잡은 것이다. 이런 팬들을 위해서, 분명 선수들은 한발 더 뛰고, 더 땀을 흘릴 의무가 있다.
오해살 필요 없잖아
삼성 류중일 감독은 이런 말을 한다. "우리가 우승했다고 살살 한다면 롯데 입장에선 어떻겠는가. 우리는 하던대로 한다." 2위 경쟁에 캐스팅보드를 쥔 것처럼 보이는 오해를 사기 싫다는 뜻이다.
김시진 감독의 입장도 마찬가지다. "뭐, 우리가 누구를 봐주고 안봐주고 할 실력은 되지 않지만 그런 오해를 불러일으킬 필요도 없다"고 한다.
지난달 29일 인천 삼성-SK전을 한번 돌아보자. 이날 두팀은 연장 12회까지 가는 접전끝에 3대3으로 비겼다. 그야말로 총력전이었다.
그런데 3-3인 9회 1사 2루에서 삼성은 고의 4구 작전을 썼다. 연장 10회에도 1사 3루에서 이호준과 박정권을 고의 4구로 내보냈다. 1위가 결정된 팀으로서는, 정말 초강수였다. 두팀 모두 '살살'하는 법이 절대 없다.
개인타이틀과 미래
삼성은 개인타이틀이 많이 걸려있다. 최형우가 홈런과 타점, 정현욱은 홀드 부문에서 치열할 경쟁을 벌이고 있다. 최형우(29홈런-112타점)는 롯데 이대호(27홈런-112타점), 정현욱(24홀드)은 SK 정우람(23홀드)과 '레이스'중이다. 여기에 오승환은 최다세이브 신기록을 노리고 있다. 현재 47세이브로, 한개만 추가하면 아시아신기록이 된다. 이런 개인타이틀 때문이라도 막판 고삐를 늦추기가 힘들다.
넥센은 지금이 중요한 순간이다. 내년에 대비, 선수들에게 자신감과 경험을 쌓게 해 줄 필요가 있다. 김시진 감독은 "끝까지 베스트멤버로 갈 것이다. 후반에 교체할수는 있지만, 결국 이 선수들이 더 경험을 쌓고 야구를 알아야 희망이 있다"고 했다. 즉, 넥센으로서는 지금이 내년시즌의 연장선상인 것이다.
신보순 기자 bsshi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