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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대호의 기록이 신선한 이유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11-09-30 08:49


프로야구 롯데와 SK의 경기가 22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펼쳐졌다. 이대호가 7회말 1사 1,2루 3점 홈런을 날렸다. 경기장을 찾은 아내에게 세리머니를 펼치는 이대호. 부산=전준엽 기자 noodle@sportschosun.com

롯데 이대호는 분명 지난해 7관왕의 모습은 아니다. 그러나 그의 올시즌 기록은 신선하게 다가온다.

이대호는 29일 현재 타율 3할6푼3리에 27홈런, 112타점 기록중이다. 지난해에 3할6푼4리를 기록한 데 이어 2년 연속 3할6푼 이상의 타율로 타격왕을 노린다. 2년 연속 타격왕은 故 장효조(삼성·85∼87년), 이정훈(빙그레·91∼92년)에 이어 세번째다. 그만큼 2년 연속 타격왕은 힘든 일. 게다가 3할5푼 이상의 타율로 2년 연속 타격왕에 오르는 것은 이대호가 사상 최초다. 아직 4경기가 남아있지만 이 기록은 달성될 듯.

부진한 홈런 때문에 진기한 기록이 탄생할 조짐이다. 30홈런을 기록하지 못하고도 110타점 이상 올린 선수가 되는 것. 프로야구 29년 동안 홈런 30개 미만을 친 선수가 110타점 이상 기록한 경우는 2000년 삼성의 프랑코와 지난해 롯데 홍성흔 뿐이었다. 이대호가 남은 4경기서 홈런 3개 이상 때려내지 못하면 역대 세번째로 이 기록을 세우게 된다. 그만큼 찬스에서 강한 모습을 보였다는 뜻이다. 이대호의 올시즌 득점권 타율은 무려 4할3리(134타수 54안타)에 이른다. 유일하게 4할대 득점권 타율이다.

올시즌 시작부터 발목부상을 안고 뛴 이대호는 시즌 중반엔 왼쪽 무릎 오금 부상까지 겹쳐 밸런스가 무너졌었다. 이대호 스스로도 "홈런을 칠 수 없는 밸런스다"라고 할 정도. 4월부터 6월까지 19홈런을 쳤던 이대호는 이후 3개월간은 8홈런에 그쳤다. 이대호는 홈런을 버린 대신 안타를 치는 스윙으로 찬스에서 타점을 올리는 것으로 방향을 틀었다. 개인 욕심을 버리고 롯데의 4번타자로서의 역할에만 집중한 것이다. 그리고 그 이대호의 타점올리는 안타는 롯데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새로운 기록에도 도전한다. 타격왕이 홈런왕을 제치고 타점왕에 오르는 것이다. 이제껏 타점왕은 홈런왕의 것이었다. 친 자신의 득점도 타점으로 기록되는 홈런이 많을 수록 타점이 올라가는 것은 당연한 이치. 타격 1위가 타점 1위까지 한 경우는 이만수(84년)와 이대호(2006, 2010년) 뿐이었다. 그러나 그때는 홈런왕도 차지한 트리플크라운이었다. 즉 홈런왕이 되지 못한 타격왕은 타점 1위에 오른적이 한번도 없었다. 삼성 최형우와 홈런, 타점에서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어 진기록이 세워질지 관심을 모은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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