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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여만의 선발승 한기주, 과제는 제구력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1-09-29 21:44


KIA 한기주가 2회 두산 손시허늘 상대로 공을 던지고 있다. 한기주는 5이닝 동안 1실점의 호투로 5년여만에 선발승을 거뒀다. 잠실=조병관 기자 rainmaker@sportschosun.com

KIA 한기주가 5년여만에 선발승을 거뒀다.

한기주는 29일 잠실에서 열린 두산과의 원정경기에 선발로 등판, 5이닝을 7안타 1실점으로 잘 막고 8대1 승리를 이끌었다. 선발 등판은 지난 7월14일 광주 두산전에 이어 올시즌 두 번째였다. 한기주가 마지막으로 선발승을 따낸 경기는 지난 2006년 6월11일 광주 한화전(7이닝 5안타 무실점)이었다. 무려 1936일만에 선발투수로 승리를 따내는 감격을 안았다. 올시즌 첫 승이기도 했다. 비록 안타를 많이 허용했지만, 뛰어난 위기관리능력을 발휘하며 선발로 자기 몫을 다했다.

과제는 구속보다는 제구력

한기주는 지난 2009년말 오른쪽 팔꿈치 수술을 받은 후 2년 가까이 재활에 매달렸다. 올해 1군 복귀 후 주무기인 직구 구속이 150㎞를 넘는 경우가 드물었던 이유다. 선발로 전환하면서 구속보다는 다양한 변화구와 제구력으로 승부하는 스타일로 바꾼 것이다. 이날도 직구 구속은 최고 148㎞에 머물렀다. 하지만 공끝의 위력은 만족스러웠다는 평가였다. 또 슬라이더, 커브, 포크볼 등도 두산 타자들의 배팅타이밍을 빼앗는데 효과적으로 사용됐다.

무엇보다 비교적 많은 안타를 맞았지만, 위기에서 맞혀잡는 피칭으로 실점을 최소화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총 87개의 공을 던지는 동안 볼넷 3개, 삼진 3개를 기록했다. 2회 2사 만루서 이종욱을 몸쪽 146㎞ 직구로 1루땅볼로 처리했고, 3회 양의지에게 적시타를 맞은 후 2사 만루의 계속된 위기에서는 손시헌을 바깥쪽 144㎞ 직구로 2루땅볼로 잡아내며 추가실점을 막았다. 한기주는 "아직 투구 밸런스가 완벽하지 않아 제구가 흔들렸다. 주자를 많이 내보냈는데 직구 위력을 좀더 높여야 할 것 같다"고 자평했다. 조범현 감독도 "구위는 좋았지만, 제구력은 보완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포스트시즌 선발 기회는

KIA는 포스트시즌에서 선발로 던질 투수로 윤석민, 로페즈, 서재응 등 3명을 확정했다. 나머지 선발 한 자리를 한기주에 맡기려는 것이 조 감독의 생각이다. 이날 한기주의 선발등판은 포스트시즌에 대비한 테스트 차원이었다. 이날 좋은 결과를 보여줌으로써 준플레이오프에서 선발 기회를 얻을 가능성이 조금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 한기주는 10월4일 광주 SK전에 선발로 나서 한 차례 더 검증을 받을 예정인데, 5이닝 이상 안정적인 피칭을 보여준다면 4선발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 전망이다.

선발 기회를 잃더라도 중간에서 길게 던지는 롱릴리프 역할을 맡을 수 있다. 지난 7월14일 두산전서 선발로 나서 패전을 안았던 한기주는 이후 마무리로 보직을 바꿔 7세이브를 기록했다. 불펜 경험이 많기 때문에 롱릴리프 역할도 가능하다.
잠실=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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