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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만에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확정지은 삼성. 그러나 고비가 없었던 건 아니다. 아니, 시즌 초반만 해도 우승과는 거리가 멀어보였던 게 사실이다.
5월 들어서도 지지부진한 성적을 내던 삼성은 5월13일 현재 16승17패, 승률이 5할 밑으로 떨어지며 순위도 5위로 처졌다. 사실상 한시즌 동안 가장 큰 위기였다. 타선은 물먹은 듯 솜방망이가 돼있었고, 시즌 초반 강력하게 지켜주던 선발진도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삼성이 자랑하는 최강 불펜도 정현욱이 일찌감치 지친 기색을 보이면서 흔들리는 상황이었다.
그러다 6월 들어 투타 밸런스가 들어맞기 시작했다. 타자들이 힘을 내기 시작하자 손쉽게 승리를 얻을 수 있었다. 6월14일 현재 33승2무24패로 2위까지 점프했다. 삼성이 그 시점에 6월16일까지 거둔 6연승은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한시즌을 이끌어온 엔진이 됐다.
올스타브레이크를 앞두고 주춤했다. 당초 유리할 것으로 예상됐던 SK와의 3연전에서 1승2패로 밀렸다. 그러면서 1위 KIA에게 2게임차로 뒤진 채 올스타브레이크를 맞이했다.
이때 또한번 전문가들의 의견이 등장했다. 당시 KIA는 로페즈 윤석민 트레비스 등 선발진이 극강의 위력을 발휘했다. KIA가 우승팀이 될 것이란 전망이 다수였다. 삼성은 그즈음 선발승이 드물고 타선이 좀처럼 응집력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1위가 되기 힘들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웬걸, 후반기가 시작되자마자 삼성은 KIA와의 광주 원정 3연전을 싹쓸이했다. 광주 원정을 위해 버스에 오르던 삼성 류중일 감독은 당초 "1승2패만 해도 다행이다"라는 말을 했었다. 선발투수 매치업에서도 삼성이 절대 불리한 3연전이었다. 하지만 예상밖으로 스윕을 하면서 단숨에 1위가 됐고, 그후 차근차근 승수를 쌓으며 무난하게 정규시즌 우승을 향해 한걸음씩 다가섰다.
김남형 기자 sta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