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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승? 내년에 다시 도전!"
KIA 에이스 윤석민의 승수가 '17'에서 결국 멈춰섰다. 전반기를 마칠 때까지만 해도 가능성이 높아보였던 '20승' 고지에 끝내 오르지 못한 것이다. 하지만, 실망할 필요는 없다. 이제 겨우 25세 청년 에이스에게는 더 나은 미래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윤석민 스스로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윤석민은 당당하게 "내년에 다시 20승에 도전하겠다. 이번에는 실패하지 않겠다"며 굳은 결의를 세웠다.
자신의 정규시즌 마지막 선발임을 의식해서인지 이날 윤석민은 더욱 공들인 전력투구를 했다. "은근히 긴장이 많이 됐다. 마치 한국시리즈를 하는 기분으로 매이닝 전력으로 던졌다"는 윤석민의 말에서 알 수 있듯, 이날 구위는 후반기 들어 가장 좋았다. 직구 최고구속은 151㎞까지 나왔고, 전매특허인 고속 슬라이더도 144㎞를 찍었다.
시즌 후반 잔여일정상 등판 간격이 길어졌을 때 윤석민의 구위는 썩 좋지 못했다. 경기 감각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윤석민은 "충분히 쉰 덕분에 몸상태는 시즌 개막때처럼 좋아졌다. 그간 경기감각이 흔들려 고생했는데, 오늘은 긴장을 해서인지 감각도 좋았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이날 17승째를 거두며 사실상 시즌을 마무리한 윤석민은 일찌감치 내년시즌 목표를 '20승'으로 선언했다. 윤석민은 "솔직히 전반기를 마칠때 20승이 가능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러나 7월에 너무 전력투구를 하는 바람에 8월에 페이스가 떨어지면서 승수 쌓기에 실패했다. 그게 가장 아쉬운 부분이다. 정말 20승은 천운이 따라야 하는 것 같다"고 올 시즌을 돌아봤다. 하지만, 이 '젊은 에이스'는 아쉬움을 발전의 원동력으로 삼는 방법을 알고 있었다. 윤석민은 "비록 20승 달성은 실패했지만, 진짜 목표였던 방어율 1위를 한 것은 만족스럽다. 올해를 발판삼아 내년에는 꼭 20승을 해보겠다"면서 힘차게 "도전!"이라는 단어를 외쳤다. 윤석민이 내년에는 '토종 20승'의 계보를 잇게 될 지 기대된다.
광주=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