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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전 롯데 투수 이용훈을 만났다. "퍼펙트 게임, 반전의 기회가 되지 않겠느냐"고 묻자 "반전의 기회라. 그렇게 되기 위해 내가 노력을 더 해야한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이용훈이 25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경기에서 팀을 위기에서 구해내는 인상적인 투구를 선보였다. 이용훈은 3-3으로 팽팽히 맞서던 5회말 무사 1,2루의 위기에서 진명호를 구원등판했다. 타석에 선 백승룡은 주자들을 진루시키기 위해 번트를 시도했지만 롯데 야수들이 2루주자 가르시아가 3루에서 아웃시키며 이용훈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이용훈은 다음타자 이희근을 상대로 투수앞 병살타를 유도해내며 이닝을 종료시켰다. 132km의 절묘한 포크볼로 땅볼을 유도해냈다. 그리고 마운드 위에서 포효했다.
그렇게 절치부심 2군에서 훈련을 이어가던 그가 대형사고를 쳤다. 지난 17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2군경기에서 프로야구 최초로 퍼펙트를 기록한 것. 불펜진의 피로가 쌓여있는 시점에서 이용훈의 퍼펙트 소식은 단비와도 같았다. 양 감독은 바로 이용훈을 콜업했고 24일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 1군에 등록됐다.
이용훈은 빠른 직구와 포크볼이 위력적인 투수. 하지만 '새가슴'이라는 타이틀이 늘 그를 괴롭혔다. 불펜에서는 최고의 공을 던지지만 경기에만 투입되면 자기 공을 던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었다. 145km에 이르는 직구의 구위는 살아있었고 포크볼도 절묘한 위치로 제구됐다. 이용훈은 "퍼펙트를 기록했기 때문에 시선이 더욱 쏠릴 것이다. 그래서 부담이 된다"고 했지만 자신감 넘치는 투구로 '퍼펙트 투수'로서의 가치를 입증했다.
이용훈은 경기 후 "추가실점을 하면 안되는 상황이었는데 팀에 보탬이 된 것 같아 기분이 좋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어 "오랜만에 1군 등판이었는데 긴장은 전혀 안됐다. 오히려 포근한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대전=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