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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두산 김현수의 용감한 도전, "내 꿈은 홈런왕!"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1-09-25 14:36


두산 김현수는 교타자에서 홈런타자로 변신하기 위한 외로운 도전을 하고 있다. 지난 7일 잠실 LG전에서 2대2로 맞서던 7회초 2사 2루때 적시 3루타를 치는 김현수. 잠실=조병관 기자 rainmaker@sportschosun.com

"현재에 만족하면서 주저앉고 싶지 않아요."

두산 외야수 김현수. 그 이름 석자를 듣는 대다수 야구팬들이 떠올리는 이미지는 '안타기계', 혹은 '제2의 장효조' 등일 것이다. 그만큼 김현수는 현재 한국 프로야구계에서 '교타자'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기록이 말해준다. 프로입단 이듬해인 2007년부터 본격적으로 1군 경기에 나선 김현수는 2008년부터 올해까지 4년 연속 한 시즌 130안타 이상을 쳐냈다. 2008년에는 타율(0.357)과 최다안타(168개) 1위를 달성했고, 2009년에도 최다안타(172) 1위에 올라 두 시즌 연속 최다안타왕을 차지했다. 때문에 팬들로부터 '사못쓰(4할도 못치는 쓰레기)'라는 짖굳은 별명으로 불리기도 했다. 안타에 관해서라면 어느덧 '대가'의 반열에 오른 셈이다.

하지만, 김현수는 올해 과감하게 변신을 시도했다. '안타기계'의 이미지를 내던지고, '프로 최고의 교타자'라는 명성도 망설이없이 버렸다. 야구를 시작했을 때부터 자신이 마음속에 품어왔던 꿈을 위해서 용감한 도전을 한 것이다. 김현수를 힘겨운 도전의 절벽으로 밀어넣은 '꿈', 바로 '홈런왕'이다. 안타제조기에서 홈런타자로 거듭나기 위한 도전이 현재 김현수가 품고 있는 '화두'다.

24일 광주 KIA전을 앞둔 김현수가 대뜸 물었다. "요새 제가 불쌍해보이나요?". 무슨 뜻이냐고 반문하자 벤치에 앉아 입을 열었다. "요즘 뭐 타율도 3할이 안되고, 안타도 잘 안나오고. 사람들이 홈런만 치려고 한다고 뭐라고 하잖아요"라고 말한 김현수는 "하지만, 진짜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실패도 할 수 있고, 욕도 먹을 수 있어요. 괜찮아요"라면서 환한 미소를 지었다.

실제로 김현수는 올해 변했다. 좋은 선구안과 엄청난 배트 스피드로 외야 곳곳에 안타성 타구를 날리던 이전과는 달리 파워스윙으로 당겨치는 모습이 눈에 띈다. 이는 김현수 스스로도 인정하는 부분이다. 홈런을 더 많이 치고 싶기 때문. 김현수는 "제가 늘 꿈꾸던 목표는 '수위타자'나 '안타왕'이 아니라 '홈런왕'이었어요. 제 체격(1m88㎝, 100㎏)을 보세요. 홈런타자에 도전하는게 당연하잖아요. 타율 2할9푼에 30홈런, 100타점이 가장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기록이죠"라며 '홈런왕'을 향한 열정을 내보였다.

하지만 타격스타일을 바꾼다는 것이 결코 쉬운일은 아니다. 그래서 변신을 시도한 올해 타격페이스는 예전같지 않다. 24일까지 김현수는 2할9푼7리에 132안타 12홈런 86타점을 기록중. 모든 면에서 작년(3할1푼7리, 150안타, 24홈런 89타점)에 못미친다. 그래도 김현수는 상관없다는 듯 "오히려 홈런이 절반으로 줄었지만, 괜찮아요. 하루아침에 홈런타자가 될 수는 없잖아요. 대신 타점은 시즌 마치면 90개를 넘길 것 같아요. 찬스에 강했다는 증거니까 그건 만족스럽네요"라고 말했다.

새로운 변신을 위한 도전에 나선 김현수는 말했다. "그냥 편하게 야구하려면 예전 스타일대로 하면 돼요. 하지만, 젊은 나이에 그러고 싶지는 않아요. 넘어지고 실패해도, 끝까지 도전해보겠습니다". 알을 깨고 나오지 못하는 새는 결코 날 수 없다. 김현수는 지금 자신을 둘러싼 알껍데기를 깨고, 홈런타자로 날기 위해 외로운 싸움을 하고 있다.


광주=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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