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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강 탈락' LG, 타이틀도 흉작이네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1-09-25 13:17


이대형마저 5년 연속 도루왕 달성에서 멀어지면서, 4강에서 탈락한 LG가 5년 만에 타이틀 홀더를 한 명도 배출하지 못할 위기에 처했다. 경기 도중 도루에 실패한 뒤 망연자실한 이대형의 뒷모습. 스포츠조선DB

LG가 9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LG는 24일 잠실 SK전에서 패하면서 4강에 대한 실낱같은 희망마저 완전히 사라졌다. 지난해 역대 최초로 8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LG다. 이제 그 기록은 9년으로 늘어났다. 슬픈 소식은 더 있다. 투타 전 부문에 있어 타이틀 보유자를 단 한 명도 배출하지 못할 위기에 처했다.

4위로 준플레이오프에 올라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차지했던 2002년 이후 LG는 타이틀과도 거리가 멀어졌다. 눈에 띄는 건 아직도 중심타선에 배치되어 있는 이병규(배번9)와 박용택이다. 이병규는 2005년 타율 3할3푼7리, 157안타로 수위 타자와 최다 안타의 영예를 안았고, 박용택은 2005년 최다 득점, 2009년 수위 타자를 차지했다. 이외에는 2009년 용병 페타지니가 출루율 1위, 이대형이 2005시즌, 2007~2010사즌까지 다섯 차례 도루왕에 올랐다.

투수 쪽은 더 심각하다. 다승과 방어율 부문에서 단 한차례도 타이틀을 차지하지 못했다. 그간의 허약했던 마운드 사정을 보여준다. 2003년 이승호(현 SK)가 탈삼진왕, 이상훈(은퇴)가 세이브 공동 1위, 2007년 류택현이 홀드왕을 차지한 것이 전부다.

2004년과 2006년은 타이틀 홀더가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올시즌엔 5년만에 무관 설움이 재현될 것으로 보인다. 2007년부터 4년 연속 도루왕을 차지했던 '슈퍼소닉' 이대형은 지난 6월 왼 어깨와 오른발 복사뼈 부상으로 한달 이상 자리를 비웠다. 부상 여파는 복귀 후에도 지속됐다.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시도하다 어깨를 다쳤기에 도루에 영향이 갈 수 밖에 없었다. 24일 현재 34도루로 두산 오재원(43개)에 9개 뒤져있다. 9경기가 남은 지금, 현실적으로 뒤집기 힘든 수치다. 이병규(배번9)가 타율 3위, 최다 안타 3위에 올라있기는 하지만 1위와의 격차가 너무 크다.

올시즌 눈에 띄게 좋아진 마운드 역시 타이틀과는 거리가 멀다. 박현준이 13승으로 다승 4위. 주키치는 탈삼진 146개로 이 부문 2위에 올라있지만, 모두 1위에 올라있는 KIA 윤석민과 격차가 크다. 홀드 공동 4위(18개) 이상열이 있지만, 홀드 기회가 많은 1위 정우람(22개)를 넘기엔 너무 늦었다.

이런 상황에서 LG 박종훈 감독은 임찬규의 신인왕 등극을 내심 바라는 모습이다. 24일 잠실 SK전서도 선발 김성현이 난조를 보이자 4회 1사 후 임찬규를 올렸다. 74개의 공을 던졌기에 다소 빠른 교체 타이밍. 3-2로 앞섰기에 5회까지만 막아내면 승리투수가 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임찬규는 4회 2사 만루의 위기는 막아냈지만, 5회 3실점하며 고개를 숙였다. 승리투수가 됐다면 시즌 10승으로 신인왕에 한걸음 다가갈 수 있었지만, 그러지 못했다. 박 감독은 임찬규를 미래의 선발 투수로 육성하기 위해 시즌 막판 선발 기회를 주는 것도 고려중이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신인왕 후보인 LG 임찬규가 10승 달성 기회를 계속 놓치고 있다. 스포츠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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