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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태균, 아버지의 이름으로 비난 견뎠다.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1-09-22 16:28


◇이런 평화롭고 화목한 풍경을 위해 김태균은 비난을 견뎌냈을 것이다. 김태균-김석류 부부의 첫 아이가 다음 달이면 태어나게 된다. 사진은 이들 부부가 지난해 12월29일 경기도 광주 어린이재단 한사랑마을을 찾아 봉사활동을 하는 모습. 광주=전준엽 기자 noodle@sportschosun.com

"후회 안해요. 시간을 되돌려도 같은 선택을 했을 겁니다."

김태균(29)은 22일 스포츠조선과의 전화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지바 롯데와 결별하고 한국으로 돌아온 자신의 결정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한동안 불거졌던 비난 여론도 가장이자 이제 곧 한 아이의 아버지가 되는 그의 굳은 결심을 흔들지는 못했다. 김태균은 "나로서는 최선의 선택이었어요. 아내와 태중에 있는 아이의 건강이 더 중요한 거 아닙니까"라고 담담히 밝혔다.

김태균의 어깨가 더 무거워졌다. 다음달이 되면 자신이 책임져야 할 가족이 한명 더 늘어나기 때문이다. 임신 중인 아내 김석류 씨의 출산 예정일이 2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한국 시절부터 '효자'로 소문이 났을 만큼 가정의 화목을 중요하게 생각했던 김태균이다. 그런 그에게 '자신만의 가족'이 주는 의미는 같하다. 김태균은 "열 달을 얼마나 힘겹게 기다려왔는 지 모르겠어요. 막상 출산예정일을 받아들고 나니 참 시간이 더디게 흐르네요. 빨리 아이 얼굴을 보고 싶어요"라며 다음 달 태어나는 첫 아이에 대한 애끓는 부정을 표현했다.

새 생명은 김태균에게는 '가족의 완성'과 같은 의미다. 그의 말처럼 그간 김태균-김석류 부부는 힘겨운 시간을 견디며 새 생명의 탄생을 기다려왔다. 일본 프로야구 개막을 앞둔 지난 3월 동일본 대지진과 방사능 유출 사건이 있었고, 시즌 초반 손목과 허리부상으로 인해 제 몫을 하지 못했다. 마침 이 시기는 막 2세를 잉태해 같히 조심해야 하는 시기였다. 김태균은 "지바 롯데와 결별하게 된 데에 여러 이유가 있지만, 아내와 태중 아이에 대한 걱정도 하나의 이유였다"고 말했다.

고민 끝에 한국 복귀를 결심했고, 지바 롯데 구단과도 원만하게 이야기가 끝났다. 그런데 김태균은 의외의 시련을 만나야 했다. 한국으로 돌아온 뒤 "너무 쉽게 돌아왔다. 후배들의 (일본진출) 길을 막았다"는 비난 여론이 형성됐던 것. 하지만, 김태균은 일일이 변명하지 않고 비난을 감수했다. 그러면서 몸 만들기와 가족 추스르기에 매진했다. 장기적으로 중요한 가치를 생각했기 때문이다. 김태균은 "그 시점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었어요. 시간을 돌려 다시 선택의 기회가 주어진다고 해도 똑같았을 거에요. 그에 대한 비난은 마음에 담아두지 않았습니다. 제가 책임질 일이에요"라며 한국 복귀가 후회없는 결정이었다고 밝혔다.

결국 그런 선택 덕분에 김태균은 가정을 지켰고, 건강한 첫 아이와 곧 만나게 된다. 김태균은 "이제 아버지가 되니까 더 책임감이 생깁니다. 마음대로 되는 것은 아니지만, 내년에는 더 좋은 실력을 보여주고 싶네요"라고 한층 강해진 책임감을 표현했다.

김태균은 내년에 국내무대로 복귀한다.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은 지난 8월7일 잠실 LG-한화전이 열린 잠실구장을 찾아 김태균을 영입해달라는 팬들의 요청에 직접 "잡아올게"라고 화답했다. 김태균 역시 "친정팀 한화로 가고싶다"고 말하고 있다. '아버지'의 이름으로 시련을 이겨낸 김태균이 친정팀에서 한층 더 성숙한 기량을 펼칠 수 있을 지 기대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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