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의 불펜, 지금까지 잘해줬다. 하지만 최근 경기만을 놓고 보면 불안감을 지울 수 없다. 지금까지 공들여 쌓아 올린 탑이 한 번에 무너질까 더 걱정이다.
전날 경기 역시 승리는 했다지만 지켜보는 모든 사람들의 가슴을 조마조마하게 만들었다. 필승조인 임경완, 강영식, 김사율이 각각 승리, 홀드, 세이브를 챙기긴 했지만 9회 김사율이 연속 안타를 내줘 동점 내지는 역전의 위기를 맞았었다.
지난 16일 청주 한화전에서는 8회 10-7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나성용에게 동점홈런, 가르시아에게 끝내기 홈런을 허용하며 무너졌으며 지난 9일 인천 SK전 역시 8회 8-1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충격의 패배를 당하고 말았다. 결과론적인 얘기지만, 이 경기들을 모두 잡았다면 지금 롯데는 플레이오프를 어떻게 준비해야 하느냐는 얘기를 하고 있었을 것이다.
결국 나머지 불펜투수의 역할이 중요해진 상황. 하지만 젊은 투수들이 21일 SK와의 경기에서 한계를 드러내며 양 감독의 걱정이 더욱 늘어나게 됐다. 롯데와 SK의 이번 3연전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경기인 만큼 포스트시즌 같은 분위기로 치러지고 있다. 2-3으로 뒤지던 상황에서 연이어 투입된 이재곤, 진명호는 그 중압감을 이겨내지 못하고 완전히 흔들리는 모습이었다. 좋은 공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긴장된 탓에 제구가 안되니 어찌할 수 없는 노릇이었다. 만약 진짜 포스트시즌 경기에 투입된다면 그 긴장감은 이보다 더 하면 더 했지 못할리 없기에 이들의 활약을 장담할 수 없다.
정규리그에서 아무리 잘해봤자 포스트시즌에서 무너지면 의미가 없는게 현실이다. 타선과 선발은 안정돼있는 만큼 불펜만 정상가동 된다면 충분히 우승에 도전해볼 수 있는 롯데다. 필승조 3총사의 체력 문제는 결국 롯데가 2위를 수성하느냐에 달려있다. 3위나 4위로 준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한다면 일정상 바로 경기가 이어져 쉴 수 있는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하기 위해서는 이재곤, 진명호, 이명우, 김수완 등의 분발이 더욱 요구된다. 포스트시즌을 필승조 3명으로만은 절대 치를 수 없기 때문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