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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박종훈 감독, "임찬규 선발? 기대하세요"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1-09-22 19:27



"선발이라…,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LG 박종훈 감독이 데뷔 첫 해부터 풀타임 선수가 된 임찬규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22일 잠실 넥센전을 앞두고 만난 박 감독은 취재진과 대화 도중 임찬규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신인이 9승이나 거둔 것도 대단한 것 아니냐"면서 "투수층이 얇은 우리 팀에서 올시즌 전천후 마당쇠 역할을 해줬다. 막내가 고생을 많이 했다"고 칭찬했다.

실제로 임찬규는 점수차가 많이 나거나 패전 상황에서 등판하는 불펜B조로 시즌을 시작했다. 5월6일 대구 삼성전에서 구원등판해 4이닝 1실점(비자책)으로 데뷔 첫 승을 올린 뒤부터 코칭스태프의 신뢰를 얻기 시작했다. 필승조로 이동한 뒤 얼마되지 않아 마무리 투수까지 맡게됐다. 하지만 그게 독이 됐다. 신인에게 마무리라는 보직의 압박은 생갭다 컸다. 4연속 볼넷으로 자멸한 '6.17 사태'를 겪는 등 부침이 많았다. 넥센에서 송신영이 온 뒤에는 다시 롱릴리프로 돌아가 부담없이 공을 뿌리고 있다.

임찬규는 올해 선발을 제외한 모든 보직을 거쳤다. 62경기서 9승4패 7세이브에 방어율 3.48. 신인 투수 중 단연 돋보이는 성적이다. 기록 외에도 눈에 띄는 점이 있다. 올시즌 단 한차례도 2군에 내려가지 않은 것. 박 감독에게 임찬규를 계속 1군에 둔 특별한 이유가 있었냐고 물었다. 잠시 생각을 하던 그는 "그러고 보니 찬규를 2군으로 내리겠다는 생각은 단 한 번도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곧이어 "크게 아팠던 적도 없고 부진이 길지도 않았다. 굴곡은 많았지만, 뺀다는 생각은 한번도 안했다"면서 "지금 돌이켜보니 정말 그렇다. 자연스럽게 풀타임을 뛰게 된 것"이라며 미소지었다.

박 감독은 취재진과 대화 도중 임찬규를 시즌 막판 선발로 기용할 의사도 내비쳤다. 그는 "고졸 신인이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가는 게 정말 어려워졌다. 그만큼 프로야구 수준이 높아졌다. 그만한 배짱이나 능력이 있어야하는데 특출난 선수가 없다"면서 "찬규는 선발로 클 재목이다. 올해 그런 모습도 보여줬다"고 했다. 올시즌 선발로 나서는 모습을 볼 수 있냐고 묻자 "한 번 기대하십쇼"라며 웃었다.

임찬규 역시 선발투수에 대한 욕심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선발로 마운드에 선다면 정말 좋을 것 같다"면서 "가능할지 모르지만, 정말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 프로 첫 선발 등판이라도 긴장하지 않을 자신있다. 오히려 부담없이 던질 수 있을 것 같다"고 힘주어 말했다.

시즌 막판, 순위 싸움이 정리된 뒤 부담이 없어지면 임찬규의 선발 등판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굴곡 많은 첫 시즌을 보내고 있는 임찬규, 선발 등판의 꿈을 이룰 수 있을지 궁금하다.


잠실=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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