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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양승호 감독은 선수들과 격의없는 소통을 잘한다. 22일 부산 SK전을 앞두고 양 감독은 덕아웃 앞에 앉아있다. 그때 주전 포수 강민호가 지나간다.
양 감독 : 너 요즘 양계장 차렸어?
강민호 :(뜬끔없는 양 감독의 말에 약간 당황한다) 네에? 감독님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강민호 : 아~ 감독님(얼굴이 벌개진 강민호는 어색한 미소만을 지으며 재빨리 외야로 간다)
(강민호가 지나간 뒤 주장 홍성흔이 덕아웃을 거쳐 그라운드로 나가려 한다. 양 감독은 홍성흔마저 불러세운다)
양 감독 : 성흔아. 우리 4위가 일단 확정됐다는 걸 아냐.(롯데는 자력으로 4위를 확보했다)
홍성흔 : 아 그럼요. 감독님. 축하드립니다.
양 감독 : 그래. 4위 확보를 했으니까 일단 잘했다.
홍성흔 : 아닙니다. 감독님이 빨리 2위 감독님이 되셔야 할텐데요. 열심히 하겠습니다.
(노련한 홍성흔은 청산유수같은 말로 양 감독에게 반격의 빌미조차 제공하지 않은 채 그라운드로 사라진다. 양 감독은 어쩔 수 없다는 듯 미소를 짓는다. 이때 다시 강민호가 덕아웃으로 돌아왔다)
양 감독 : 미안하다. 민호아. 너 체력 세이브를 좀 시켜줘야 하는데.
강민호 : (이번에는 당하지 않겠다는 듯 방송용 멘트를 한다) 아닙니다. 기회를 주신 것에 감사합니다.
양 감독 : 근데 민호아. 세이브를 시키다가 영원히 세이브되는 거 알지.
(강민호는 또 다시 아무런 말을 하지 못하고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라커룸으로 돌아간다. 양 감독은 취재진에게 "다 농담이에요. 민호가 너무 많이 출전해서 좀 쉬게 해줘야 하는데. 너무 열심히 하고 있어요"라고 했다. 강민호는 올 시즌 120경기에 출전, 8개 구단 포수 중 최다출전을 기록하고 있다) 부산=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