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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양승호 감독 "(강)민호야 양계장 차렸냐"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11-09-22 19:02


롯데 양승호 감독(오른쪽)과 강민호. 스포츠조선DB

롯데 양승호 감독은 선수들과 격의없는 소통을 잘한다. 22일 부산 SK전을 앞두고 양 감독은 덕아웃 앞에 앉아있다. 그때 주전 포수 강민호가 지나간다.

양승호 감독 : (뭔가 생각났다는 듯 슬며시 웃으며 얘기한다) 어이. 강민호.

강민호 : (외야로 나가려던 발걸음을 멈추며) 네 감독님.

양 감독 : 너 요즘 양계장 차렸어?

강민호 :(뜬끔없는 양 감독의 말에 약간 당황한다) 네에? 감독님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양 감독 :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요즘 왜 그렇게 알을 까냐고. 양계장 차려서 그런거 아니야.(어제 경기 7회 1사 3루 상황에서 블로킹을 제대로 못해 3루 주자 박재홍이 홈을 밟았던 장면을 빗댄 것이다. 보통 포수가 투수의 볼을 뒤로 흘릴 경우 '알을 깐다'고 표현한다)

강민호 : 아~ 감독님(얼굴이 벌개진 강민호는 어색한 미소만을 지으며 재빨리 외야로 간다)

(강민호가 지나간 뒤 주장 홍성흔이 덕아웃을 거쳐 그라운드로 나가려 한다. 양 감독은 홍성흔마저 불러세운다)


양 감독 : 성흔아. 우리 4위가 일단 확정됐다는 걸 아냐.(롯데는 자력으로 4위를 확보했다)

홍성흔 : 아 그럼요. 감독님. 축하드립니다.

양 감독 : 그래. 4위 확보를 했으니까 일단 잘했다.

홍성흔 : 아닙니다. 감독님이 빨리 2위 감독님이 되셔야 할텐데요. 열심히 하겠습니다.

(노련한 홍성흔은 청산유수같은 말로 양 감독에게 반격의 빌미조차 제공하지 않은 채 그라운드로 사라진다. 양 감독은 어쩔 수 없다는 듯 미소를 짓는다. 이때 다시 강민호가 덕아웃으로 돌아왔다)

양 감독 : 미안하다. 민호아. 너 체력 세이브를 좀 시켜줘야 하는데.

강민호 : (이번에는 당하지 않겠다는 듯 방송용 멘트를 한다) 아닙니다. 기회를 주신 것에 감사합니다.

양 감독 : 근데 민호아. 세이브를 시키다가 영원히 세이브되는 거 알지.

(강민호는 또 다시 아무런 말을 하지 못하고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라커룸으로 돌아간다. 양 감독은 취재진에게 "다 농담이에요. 민호가 너무 많이 출전해서 좀 쉬게 해줘야 하는데. 너무 열심히 하고 있어요"라고 했다. 강민호는 올 시즌 120경기에 출전, 8개 구단 포수 중 최다출전을 기록하고 있다) 부산=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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