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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위 싸움의 최대 분수령인 롯데와 SK의 주중 3연전.
김광현에 대한 상반된 시각
이번 3연전의 가장 큰 변수 중 하나는 SK 에이스 김광현의 복귀다. 향후 양팀의 2위싸움과 더 나아가 플레이오프 판도를 바꿔놓을 수 있는 요인이기도 하다.
양승호 감독은 김광현의 등장에 대해 "신경쓰지 않는다"고 했다. 의도적인 무관심이다. 김광현은 20일 3연전 1차전에서 1이닝을 소화했다. 여기에 대해 양 감독은 "아직 완전치 않다. 타자들에게 물어보니 볼이 아직 가볍다고 했다"고 말했다. 물론 "워낙 좋은 투수이기 때문에 앞으로 더욱 좋아질 것"이라는 립 서비스도 빠뜨리지 않았다.
한마디로 베스트 컨디션이 아닌 김광현은 충분히 공략할 수 있다는 의미.
SK 이만수 감독대행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역시 마운드에서 위압감이 대단하다. 볼이 좀 높은 게 흠이지만, 실전감각을 찾으면 앞으로 더욱 좋아질 것"이라고 했다.
합격이라는 의미. 이번 주말 선발로 쓰겠다는 얘기도 덧붙였다.
사실 김광현이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하면 가장 신경쓰이는 팀은 롯데다. 플레이오프에서 김광현의 벽을 꼭 넘어야 하기 때문이다. 김광현에 대한 양 감독의 다소 인색한 평가는 롯데 선수단 전체에게 김광현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이미 플레이오프를 대비한 양 팀의 신경전은 시작된 느낌이다.
허허실실 전력 감추기
이번 3연전을 대비해 양 팀은 전력을 집중시켰다. 이 감독대행은 겉으로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한다"고 했지만, 롯데에 강한 이영욱과 함께 고효준, 브라이언 고든을 이번 3연전에 전진배치했다.
게다가 중간계투진의 투구수를 조절하며 롯데전에 모든 포커스를 맞췄다. 사실 SK는 많은 부상자로 빡빡한 스케줄이 매우 부담되는 상황. 이런 환경 속에서도 SK는 가지고 있는 모든 전력을 롯데전에 총동원했다.
롯데 역시 마찬가지다. 에이스 송승준을 3차전 선발로 내세웠다. 선발 로테이션 상 하루 일찍 앞당긴 것이다. 양 감독은 "외국인 용병 부첵의 부상이탈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말했지만, SK와의 3연전을 위닝시리즈로 가져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게다가 1차전에서 발목을 다친 손아섭을 2차전 깜짝 대타로 내세우기도 했다.
1, 2차전을 통해 양 팀은 승부처가 닥칠 때마다 과감한 대타기용과 투수교체를 했다. 겉으로 평온해 보이지만, 물밑에서는 보이지 않는 신경전이 치열한 2위싸움이다. 부산=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