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넥센 김시진 감독, "숭용아, 선수 이숭용은 지워라"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1-09-21 18:27


영원한 캡틴 이숭용이 마침내 은퇴식을 가졌다. 이숭용은 18일 오후 목동구자에서 18년간의 프로생활을 마감했다. 태평양 돌핀스와 현대 유니콘스를 거쳐 넥센 히어로즈에서 현역 은퇴식을 갖게된 이숭용으로서는 감회가 남 다를 수 밖에 없다. 이숭용이 김시진 감독과 포옹을 나누고 있다.
목동=김재현 기자 basser@sportschosun.com 2011,09,18

"선수 이숭용은 지우라고 말해줬다."

21일 잠실구장, LG와의 원정경기를 앞둔 넥센 김시진 감독을 만났다. 김 감독과 대화 도중 지도자의 길을 걷게 된 이숭용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이숭용은 지난 18일 목동 삼성전을 마지막으로 선수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김 감독은 "숭용이한테 당분간 야구를 내려놓고 푹 쉬라고 말했다. 은퇴식까지 치렀는데 선수도 코치도 아닌 어정쩡한 신분이 아닌가. 코치 연수를 받기 전까지는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는 편이 낫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93년 선수생활을 마감한 뒤 태평양에서 지도자생활을 시작했다. 특히 현대를 '투수왕국'으로 불리게 할 만큼 투수 조련사로도 명성을 떨쳤다. 선수로 성공한 뒤 시작한 지도자의 삶. 같은 길을 걷는 후배에게 해줄 말은 없었을까. 김 감독은 "이 말만은 확실히 해줬다. '선수 이숭용은 지워라'라고 했다"고 밝혔다.

무슨 의미일까. 김 감독은 "코치는 자신이 선수로 뛰던 시절을 생각하는 오류를 범하기 쉽다. 못한다고 구박만 해서 되겠나. 어차피 코칭스태프는 선수들이 결과를 보여야만 인정받는다"고 설명했다. 곧이어 "선수들 눈높이에 맞춰야지 자기 생각하다보면 속 터져서 코치 못한다"며 웃었다.


잠실=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