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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선택을 해도 욕을 먹는 것 아니겠는가."
21일 대구 두산전에 앞서 류 감독은 "사실 기록 때문에 오승환을 투입하기가 무척 고민스럽다. 어제 같은 경우에는 아예 처음부터 오승환을 기용할 생각이 없었다. 기록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류 감독은 "11회 정현욱을 올렸고, 12회로 넘어가면 상대 상위타순 좌타자들을 상대로 왼손 권 혁을 등판시킬 예정이었다. 오승환 투입은 생각지 않았다. 혹시 12회에 (4번)김동주까지 간다면 생각은 해볼 수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예 오승환 기용 계획이 없었다는 뜻이다.
실제 오승환은 이날 불펜에서 전혀 몸을 풀지 않았다. 오승환은 "감독님이 경기전에 기록이 있기 때문에 동점 상황에서는 올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씀하셨다"며 "사실 그 기록이 그리 대단하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경기가 타이트한 상황이라면 나는 등판하는게 맞다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류 감독이 이같은 고민을 하는 2위 팀들과 승차에 여유가 있기 때문이다. 이날 현재 삼성은 2위 롯데에 6.5게임차 앞서 있다. 페넌트레이스 우승 매직넘버는 '7'로 사실상 한국시리즈 직행을 확정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하지만 1위 싸움이 치열한 상황이라면 연장전까지 흐를 경우 무조건 오승환을 투입했을 것이다.
류 감독은 "0.5승(무승부)을 위해 승환이를 투입하느냐 마느냐를 놓고 어떤 선택을 해도 비난이 오기 마련이다. 하지만 지금은 오승환의 기록을 생각해주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대구=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