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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균, 이래서 한화 복귀할수 밖에 없다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1-09-21 10:43


2009년 한화 시절 김태균. 스포츠조선 DB

돌아온 야구스타 김태균(29)의 한화 복귀가 기정사실화 됐다.

입단 계약서만 작성하지 않았다 뿐이지 입단 작업은 끝난 분위기다.

한화 구단이 섭섭지 않게 최고 대우를 하겠다고 공언한 가운데 김태균도 친정팀 한화를 바라보고 있다.

지난달 30일 지바롯데가 김태균의 퇴단을 공식 발표했을 때부터 "김태균을 반드시 영입한다"던 한화 구단의 호언장담이 일사천리로 실현된 것이다.

국제적인 프로선수 등록 규정상 김태균은 11월말까지 지바롯데 소속인 만큼 사전접촉은 불법이다. 이 때문에 한화는 지금까지 김태균과의 공식접촉에 나서지 못했다.

그런데도 김태균 영입을 장담했고, 성사 단계에 이르렀다. 한화가 자신만만했던 이유가 있었다.

진작부터 한화 복귀 마음 굳혔다

김태균은 1개월쯤 전부터 한화로 복귀하기로 마음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균은 지난 7월말 허리 통증 치료차 귀국한 이후 한국 컴백설이 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한화는 사전접촉 금지 때문에 대놓고 나서지 못했다. 대신 '정'에 호소하는 작전에 슬쩍 기댔다. 김태균이 지인들과 개인적으로 연락을 주고 받는 것까지 규정위반으로 몰고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다행히 구단에 임헌린 마케팅팀 과장(38)과 에이스 류현진(24)이 김태균과 둘도 없는 '절친'이었다. 이들은 김태균과 수시로 안부 인사차 전화연락을 하면서 김태균의 '향수'를 자극했다. 류현진은 "내년에 FA(자유계약선수)자격 취득을 위한 마지막 시즌인데 태균이 형과 마지막 열정을 불태우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김태균이 친형처럼 따르는 임 과장의 공로는 더 컸다. "괜히 다른 팀 가서 새로 정붙이느라 고생하지 말고, 추억의 식구들이 다 있는 친정팀에서 다시 뭉치자"고 했다. 임 과장은 "최근에 연락을 자주 못했지만 지난달에 통화할 때부터 김태균은 벌써 이왕이면 한화에 입단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고 전했다. 김태균이 한화와의 인연을 중요시하게 된데에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의 숨겨진 일화가 있다. 김태균이 2006, 2009년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국가대표로 출전할 때마다 김 회장은 김태균을 따로 불러 격려금을 주며 챙겼다. 특히 2009년 준우승을 했을 때 "우승보다 더 값진 준우승"이라고 격려했는데 이 때 김태균은 크게 감명받았다고 한다. 김태균이 일찌감치 한화쪽으로 마음을 기울였으니 한화가 호언장담할 수 있었던 것이다.


"잡아올게" 이 한마디에 게임끝났다

김 회장은 지난달 7일 한화-LG전이 열린 잠실구장을 전격 방문해 학생 관중을 향해 "김태균 잡아올게"라고 공언해 커다란 화제를 남겼다. 이 한마디가 결정타였다. 김 회장의 화법과 경영 스타일을 잘아는 한화 구단은 김태균 영입을 지상과제로 설정하고 공개적으로 러브콜을 날렸다. 회장이 그렇게 공언했는데 실패했다가는 어떤 날벼락이 떨어질지 모르니 더욱 적극적이었다. 게다가 '돈 걱정을 하지 말라'는 메시지도 내포돼 있었기 때문에 구단은 한층 자신감을 얻었다. 그래서 구단은 "김태균을 무조건 영입한다", "섭섭하지 않도록 만족스런 대우를 보장한다", "어떤 팀이 달려들어도 결코 빼앗기지 않는다"는 김태균을 향한 간접 메시지를 자신있게 날릴 수 있었다. 김 회장의 이 말은 김태균의 마음을 굳히게 하는 기폭제도 됐다. 한화 구단은 "김태균이 의리를 중요시하는 회장님의 성격을 잘 알기 때문에 '잡아올게' 한마디에 결정적인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특히 김태균 영입을 검토한 타 구단을 향한 '접근금지' 메시지이기도 했다. 구단의 모기업 회장이 이렇게까지 선점했으니 함부로 끼어들 생각하지 말라는 것이다. 김태균에 관심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LG는 김태균을 영입경쟁에 뛰어들지 않겠다고 밝혔다.

돈경쟁에서 이길 수 밖에 없는 구조

만약 김태균 영입경쟁에 타 구단이 뛰어들어도 한화는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 경쟁이 치열해지면 몸값이 올라가는 것은 당연한 이치. 그래도 한화는 믿는 구석이 있다. 한화에게 훨씬 유리한 FA(자유계약선수) 보상제도다. 만약 다른 구단에서 김태균을 데려갈 경우 한화 소속 마지막 해(2009년)에 받았던 연봉의 450% 보상금 또는 300% 보상금과 보상선수를 한화에 줘야 한다. 2009년 김태균의 연봉 4억2000만원을 기준으로 하면 보상금만 18억9000만원, 보상금 12억6000만원+보호선수 18명을 제외한 선수 중 한 명을 내줘야 하는 셈이다. 즉 한화가 타 구단과 돈 경쟁을 하게 된다면 최소 12억6000만원은 더 쏠 수 있는 것이다. 반대로 경쟁팀은 19억원에 달하는 추가 출혈을 감수해야 한다. 한화는 "회장님 명령도 떨어진 마당에 다른 팀이 얼마를 제시하든 그보다 무조건 많이 줄 것이기 때문에 게임이 안되는 구조"라고 자신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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